실제 유방암 투병했던 여성, 박재범의 '몸매' 가사 듣고 보인 반응 (영상)
2025-10-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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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인식 캠페인, 과연 제대로 된 접근일까?
환자의 아픔을 외면한 선정적 공연의 문제점
유튜버 정선호가 유방암 인식 캠페인 행사를 둘러싼 논란에 목소리를 냈다.
그가 직접 유방암을 겪은 어머니와 함께한 영상을 통해 행사 기획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면서,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인식 개선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 계기가 됐다.
자넌 2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정선호’의 영상 제목은 ‘유방암 수술하신 엄마에게 ‘몸매’ 노래 들려드려 봤습니다’였다. 영상 속에서 정선호는 어머니 박근미 씨에게 유방암의 상징인 핑크 리본을 달아주며 과거를 회상했다. “내가 중학생 때 엄마가 유방암에 걸리셨다. 항암 치료를 거의 2년 가까이 받으셨고, 그때 머리카락이 다 빠져 여름에도 비니만 쓰고 다니셨다”는 그의 말에는 당시의 아픔이 묻어 있었다.
정선호는 특히 어머니가 안전벨트를 잘 매지 않게 된 이유를 뒤늦게 알게 됐다며 “유방암 환자들은 흉부 수술 부위가 민감해서 안전벨트 자극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항상 미리 검진을 받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힘들지만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 ‘몸매’ 논란… “조롱처럼 들렸다”
이후 정선호는 어머니에게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 명목으로 진행된 한 자선 행사 영상을 보여줬다. 이 행사에서 가수 박재범이 자신의 곡 ‘몸매’를 공연한 장면이었다. 문제는 이 노래의 선정적 가사와 무대 분위기가 유방암 캠페인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영상을 지켜본 어머니 박근미 씨는 곧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게 뭐냐. 인식 개선이라면서 이런 노래를 부르냐. 여성의 몸을 가볍게 소비하는 노래인데, 그걸 유방암 행사에서 한다는 게 조롱처럼 느껴진다.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정선호는 “이게 과연 맞는 방식이냐. 주최 측이 진심으로 환자와 가족의 마음을 생각했다면 이런 기획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씨는 "유방암이라는 말도 없어졌으면 좋겠다. 림프암이라 하면 안 되나"라고도 했다.
정선호는 “연예인이나 셀럽들이 단순히 ‘좋은 일 한다’는 명목으로 행사에 참여하지만, 그 취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조금만 더 공부하고 이해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진정한 ‘인식 개선’은 공감에서 시작된다
유방암은 한국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유방암 환자는 27만 명을 넘어섰으며, 40~50대 여성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치료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의학적으로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 폐경 전후 여성의 건강 관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유방 촬영술과 자가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치료 후에도 재활운동과 심리치료, 식습관 관리가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문제는 병 자체보다 사회적 시선과 인식이다. 많은 여성 환자들이 ‘외모 변화’에 대한 편견과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가발을 쓰거나, 수술 자국을 감추기 위해 옷차림을 바꾸는 등의 행동이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캠페인이나 공익 행사는 ‘환자에 대한 공감’을 중심에 두고 기획돼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 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사회의 면역력이다
유방암뿐 아니라 모든 암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다.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폐암 등은 건강검진을 통해 대부분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하지만 암 환자들이 진짜로 바라는 건 ‘동정’이 아니라 ‘이해’다. 사회가 질병을 ‘극복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볼 때, 환자의 삶의 질도 달라진다.
정선호의 이번 영상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우리가 ‘건강 캠페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진정한 인식 개선은 화려한 무대나 유명인의 참여가 아니라, 아픈 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진심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