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20자리 비번 기억났다…하나님의 사랑 느껴"
2025-10-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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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지 않던 비밀번호, 왜 갑자기 떠올랐을까?
구속영장 직전 변화, 진실은 무엇인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년 가까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돌연 떠올렸다고 밝히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검은 그의 갑작스러운 기억 회복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본인에게 불리한 구속영장 청구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진행한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제출했지만, 비밀번호를 이유로 잠금 해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변호인의 조언에 따라 압수수색 직전 새로 비밀번호를 설정했다”며 “알려줄 의사는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이후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해제를 의뢰했으나 기술적으로 실패했고, 결국 휴대전화는 임 전 사단장에게 반환됐다.

그런데 20자에 달하는 긴 비밀번호가 돌연 ‘생각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은 “수없이 많은 시도 끝에 새벽에 기적적으로 비밀번호를 확인했다”며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비밀번호를 특검에 제출했지만, 정작 휴대전화 원본은 내놓지 않았다. 이에 특검은 그가 구속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비밀번호 제출 시점이 공교롭게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과 겹친다”며 “임 전 사단장이 여론이나 수사 흐름을 의식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이후 관계자들을 회유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장 청구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외에도 증거인멸 교사 및 직무유기 의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사건 발생 직후 보고 체계를 조작하거나 외압 논란에 연루된 정황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23일 출석을 통보했으며,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 방문 조사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수사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진상 규명뿐 아니라, 당시 국방부와 청와대의 개입 여부까지 규명 대상에 포함돼 있어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임 전 사단장이 뒤늦게 비밀번호를 공개한 이유가 단순한 ‘기억 회복’인지, 혹은 수사를 흔들기 위한 전략적 행보인지는 향후 법원의 판단과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명확해질 전망이다. 특검은 “비밀번호가 진짜 유효한지, 복구된 자료가 수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며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