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못 먹었는데...한 달 새 수확량 급감 예고된 뜻밖의 ‘국민 과일’ 정체
2025-10-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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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단감, 병충해로 생산량 급감할까?
면역력 높이는 가을 간식, 단감의 위기
가을 대표 과일 단감의 수확량이 급감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착과량이 많아 공급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10월 들어 이어진 잦은 비와 병충해 확산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단감 주산지인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탄저병과 낙엽병, 햇볕데임 피해가 겹치면서 올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주력 품종인 만생종 ‘부유’ 단감은 전체 시장의 77%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달 말 출하를 앞둔 농가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농민신문에 따르면 ‘10월 과일 관측’ 보고서에서 농경연은 올해 단감 출하량을 약 7만 1800t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7만 2900t) 대비 1.5% 줄어든 수준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최근의 가을장마와 병충해 확산을 이유로 감소 폭이 최대 20%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남 북창원과 진주, 김해 지역의 농협 관계자들에 따르면 9월까지만 해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10월 들어 이어진 집중 강우로 수확기 병해충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서도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창원 지역 강수일수는 9일, 누적 강수량은 108.7㎜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많았다. 평년보다 잦은 비로 토양 수분이 늘어나면서 탄저병 확산 조건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단감은 수확량뿐 아니라 크기도 작아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단감은 크기에 따라 ‘3L’부터 ‘3S’까지 7단계로 구분되는데, 올해는 중간 이하 규격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병충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탄저병의 영향이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 병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가가 가지당 착과수를 늘리면서 과실로 가는 영양분이 분산된 점도 크기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단감은 사과·귤과 더불어 ‘국민 과일’로 불린다. 전국적으로 재배 면적이 넓고, 가격 접근성이 높아 세대 구분 없이 소비층이 두텁다. 특히 아삭한 식감과 단맛 덕분에 가을철 식탁에 빠지지 않는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 농축산물 소비조사에서도 가을 과일 중 단감은 매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단감은 가을철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과일이다. 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하며, 특히 비타민 C 함량은 귤의 두 배에 달한다.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는 카로틴과 비타민 C의 상승 효과로 피로 회복과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처럼 생육기 후반의 기상 악화와 병충해가 반복되면 단감의 품질과 생산량 모두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병해 예방을 위해 수확기 전후 과수원 관리 강화와 착과 조절, 배수 개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은 단감의 실제 출하량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단감을 찾기 시작한 시점에 물량이 줄어, 가격 상승과 품귀 현상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가을, 단감은 그 어느 해보다 귀한 ‘국민 과일’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