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국서만 볼 수 있다…5000마리 우르르 풀린 멸종위기 동물 정체
2025-10-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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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대규모 방류
충남 금산 금강 상류에 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담수 생물 5000마리가 대규모로 풀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1일 충남 금산군 금강 상류 수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한국 고유 민물고기 총 5000마리를 자연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중 생태계로 돌아간 생물은 어름치 3000마리와 감돌고기 2000마리다. 두 종 모두 전 세계에서 오직 한반도 담수 환경에서만 자연 서식이 확인되는 토종 물고기로, 금강 수계를 핵심 생활 터전으로 삼아왔다.

어름치는 천연기념물 제259호이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에 해당하고, 감돌고기는 멸종위기 I급으로 분류돼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두 물고기는 한강과 금강, 임진강 등 제한된 수역에서만 생존해온 종이지만, 최근 들어 서식 환경 훼손과 수질 악화 등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급속도로 줄었다. 특정 지역에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면서 국가 차원의 보존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수과원 중앙내수면연구소는 이들 종의 생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약 20년 전부터 장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어미 물고기 확보와 사육, 대규모 인공 수정란 생산 기술 개발, 치어 대량 양식, 자연 환경 재적응 훈련 등 단계별 복원 기술을 구축해왔다.
이 같은 노력은 2023년 들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다. 금강 상류 구간 모니터링 결과 어름치가 번식기에 만드는 산란탑 구조물이 다수 발견됐고, 자연 상태에서 태어난 어린 개체군이 건강하게 자리 잡은 것이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를 근거로 20여 년에 걸친 복원 연구가 완전한 성공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복원된 개체군이 기존 방류 지점을 넘어 하류 방향으로 서식 범위를 넓혀가는 양상도 포착됐다. 이는 인공 증식된 물고기들이 단순히 생존을 넘어 자연 생태계 내에서 번식과 영역 확장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된다.
이날 방류 행사에는 금산 지역 초등학생들과 일반 주민들도 참여해 멸종 위기 생물 보호의 의미를 직접 체험했다. 연구소는 현장에서 수생 생태계 보전 교육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하며 생물 다양성의 가치와 지역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과학 연구 기관과 지역 사회 간 협력 관계도 더욱 공고히 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어름치와 감돌고기뿐만 아니라 국내 고유 담수어류는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생태 자산"이라며 "내수면 수산자원과 담수 생태계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산과학원은 앞으로도 한반도 고유 담수 어종의 지속 가능한 보존을 위해 종 복원 사업을 확대하고, 건강한 수생 생태계 유지를 위한 연구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