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까지 사로잡은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알고 보니 '이런 문제'가 있다

2025-10-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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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입장료 유료화 논의 본격화

국립중앙박물관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관람객 수에 대응하기 위해 입장료 유료화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물관 입장료는 유료화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방문객은 5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에 따른 시설 관리와 관람 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세출이 800억 원이 넘지만 세입은 23억 원 수준”이라며 “성인 입장료를 1000원만 받아도 50억 원, 2000원을 받으면 100억 원의 재원이 마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성이 있는 기관이라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입장료 유료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 관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주차장 확충”이라며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용산공원 부지를 일부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관람객 수 증가로 식당과 카페 공간이 부족한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인스타그램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인스타그램

◆ ‘뮷즈’ 수익 구조 개선도 과제로

국립박물관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DS)’의 운영 실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뮷즈’의 상품 판매액이 올해 200억 원을 넘어섰지만 그 수익을 박물관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며 “기획과 제작에 참여한 인력에 대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관장은 “올해부터 일부 인센티브 지급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인력 보상과 수익 구조 개선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또한 “‘뮷즈’ 상품이 대량 납품 위주로 판매되는 현실을 개선해 일반 국민이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소장품 구입 예산 제자리… “위상에 맞는 증액 필요”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은 지난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 39억 8000만 원이던 예산이 2024년에는 39억 7900만 원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 관장은 “현재 박물관의 위상과 역할에 맞는 예산 증액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물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방문객이 늘어날수록 소장품과 전시 콘텐츠의 질적 향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일시적 흥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문화 향유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 성덕대왕신종 타종 “국민이 들을 수 있어야”

유 관장은 최근 타음 조사를 마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과 관련해 “종은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음 조사를 통해 확인한 주파수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앞으로 5년간 한 번에 15회까지 타종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기왕이면 국민이 직접 들을 수 있도록 올해 조사를 공개했다”고도 덧붙였다.

◆ SNS 논란에 사과… “생각이 모자랐다”

한편 유 관장은 최근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국립중앙박물관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일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방 의장은 1900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출국 금지된 상태다.

유 관장은 “방탄소년단을 통해 세계에 박물관을 알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개인적 일로 논란이 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생각이 모자랐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인스타그램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인스타그램

◆ ‘공공성’과 ‘지속성’ 사이의 균형 과제

국립중앙박물관의 입장료 유료화 논의는 단순히 요금 부과 여부를 넘어, 공공기관의 운영 철학과 직결된 문제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무료 개방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관람객이 쾌적하게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도록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문화 향유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함께 모색되어야 할 때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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