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20년 만에 처음...청계천에서 ‘이 어종' 처음으로 발견

2025-10-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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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종 어류 서식 확인
청정 지표종 쉬리와 새 어종 등장

청계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 종류가 해마다 늘고 있다. 도심 속 인공하천이지만 자연의 회복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 청계천에서 물고기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 청계천에서 물고기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시설공단은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 올해 4월, 7월, 9월 세 차례에 걸쳐 청계천 담수어류 공동 학술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33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청계천 복원 이후 가장 다양한 어종이 관찰된 사례로 청계천 생태계의 건강성과 회복력을 보여주는 결과다.

참갈겨니 / 서울시설공단 제공
참갈겨니 / 서울시설공단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 고유종인 쉬리를 비롯해 참갈겨니와 버들치 등 맑은 하천에서만 볼 수 있는 청정지표종이 다수 확인됐다. 쉬리는 깨끗하고 산소가 풍부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청계천의 수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떡납줄갱이 / 서울시설공단 제공
떡납줄갱이 / 서울시설공단 제공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지금껏 청계천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떡납줄갱이’가 고산자교 부근에서 새롭게 확인됐다. 떡납줄갱이는 각시붕어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졌으며 암컷이 민물조개 속에 알을 낳는 독특한 번식 습성을 지닌 어종이다.

◈ 청계천 생태 다양성, 전시로 만난다

공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중구 광교갤러리에서 ‘청계천 물고기 전시회–청계어록’을 개최한다. 전시는 청계천의 생태를 과학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시민들이 청계천의 생명력과 생태적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관람객은 실제 어류 표본과 복원 과정을 담은 AI 영상, 조사 자료 등을 통해 도시 속 자연의 다양성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한국영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청계천이 단순한 도심 하천이 아닌 생명력이 살아 있는 생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허브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청계천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황학교에서 중랑천 합류부까지 약 4.1km 구간에서 반려견 동반 출입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9월까지 실시된 시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59%가 전면 또는 부분 출입 허용에 찬성했으며 공단은 시범운영 결과를 종합해 향후 정책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청계천 담수어류 공동 학술조사 자료 영상 / 유튜브, TV생물도감

◈ 도심의 하천에서 생태공간으로, 청계천 복원의 여정

청계천은 한때 서울의 산업화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1960년대 급격한 도시 개발과 교통 수요 증가로 하천 위에 복개도로가 놓이면서 시민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환경 악화와 도시열섬 현상 등이 심화되자 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2003년 서울시는 대규모 복원 사업을 시작했고, 약 2년 3개월의 공사 끝에 2005년 10월 청계천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복원 구간은 총 5.8km로 세운상가 일대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며, 단순한 도심 정비를 넘어 도시 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설계됐다. 인공 수로로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며 수질이 개선되고 수생식물과 어류가 서식지를 넓혀가면서 점차 자연스러운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 복원 초기에는 20종이 채 되지 않던 어류가 현재는 30종을 넘어섰고, 청정 하천에서만 서식하는 쉬리 같은 지표종이 등장하면서 생태적 회복의 상징이 됐다.

지금의 청계천은 단순히 산책로가 아닌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생명의 흐름이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식생과 생물의 다양성이 시민에게 휴식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하며,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았다.

전시회 포스터 / 서울시설공단 제공
전시회 포스터 / 서울시설공단 제공
청계천 광교 / 구글 지도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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