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돼선 안 되는 건데 어떻게…청계천서 잡혀 의문 터진 '이 생명체'
2025-10-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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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생태계를 위협하는 생명체?!
서울 한복판 수많은 시민이 오가는 청계천에서 또다시 의문을 부르는 생명체가 잡혔다. 도심 하천에서 보기 힘든 열대어가 발견되면서 방생 문제와 생태 교란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생물 유튜버 생물도감은 서울 대표 도심 하천 청계천에서 세 번째 어류 조사를 진행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지난 23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봄·여름에 이어 가을까지 이어진 세 번째 탐사로, 중류부터 하류 구간까지를 중심으로 서식 어류를 관찰했다. 조사 결과 인공 수로임에도 불구하고 청계천은 여전히 자연 하천 못지않은 생태 다양성을 보였다. 도심 속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에서도 붕어, 피라미, 돌고기, 참붕어 등 토종 민물고기가 활발히 서식 중이었다. 도심 하천의 생태적 회복력이 예상보다 높은데 정기적인 수질 관리와 시민들 관심이 어류 서식 환경을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물도감이 공개한 영사에 따르면 탐사는 투망 대신 족대(뜰채)를 활용해 진행됐다. 얕은 수심 구간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붕어와 피라미, 돌고기, 참붕어 등 토종 어류가 다수 확인됐다. 이들은 청계천이 단순한 인공 하천이 아니라, 일정 수준 먹이사슬이 유지되는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청계천은 복원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도심 속 수계 생태계를 실험하는 상징적 공간이며 이곳에서 토종 어류가 꾸준히 관찰된다는 것은 환경 회복의 신호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견된 한 생물은 전문가들을 당혹하게 했다. 열대어 구피(Guppy)가 포획된 것이다. 하류 구간에서 암컷 구피 여러 마리가 잡혔고, 일부는 배가 불룩해 산란을 앞둔 상태였다. 이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방생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문제는 구피가 도심 생태계의 폭탄이라는 점이다. 구피는 열대성 어류로 수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면 생존이 어렵다. 서울의 겨울에는 대부분 폐사하지만, 그 과정에서 먹이 경쟁과 유전자 교란으로 토종 어류 서식 환경을 어지럽힌다. 결국 살아남아도 문제, 죽어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방생 행위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대어 한 마리를 불쌍해서 방생하는 행동이 결국 도심 생태계를 병들게 할 수도 있다.

해당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떡납줄갱이라는 어종이 포착됐다. 줄무늬가 아가미 뒤까지 이어지는 게 특징으로, 주로 남부권 하천에서 발견되던 어류다. 청계천 하류에서 이 종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에도 몰개, 칠리 등 그간 관찰되지 않았던 어종이 추가로 기록됐다.
하류 다리 밑에서는 길이 70~80cm급에 달하는 대형 잉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잦은 먹이 주기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일부 구간에서는 빵조각이나 사료를 던지는 시민들이 자주 목격되며, 이로 인해 잉어 개체수가 비정상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봄부터 가을까지 진행된 1~3차 조사를 종합한 결과, 청계천에는 총 32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적인 자연하천 수준의 생물 다양성으로, 서울 도심 수계의 복원력을 수치로 입증하는 결과다.
특히 쉬리, 각시붕어, 얼룩동사리 등 한국 고유 어종 6종이 확인돼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서식 환경이 깨끗한 수역에서만 살 수 있는 민감한 종으로, 청계천 수질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