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도 보기 힘든데…무려 73마리 떼로 발견된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정체

2025-10-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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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남 순천만에 73마리 찾아와

전남 순천만 갯벌 일대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 순천시 제공-뉴스1
전남 순천만 갯벌 일대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 순천시 제공-뉴스1

평소 1마리도 보기 힘든 천연기념물인데 무려 73마리가 떼로 발견돼 관심을 끌었다.

흑두루미가 겨울을 나려고 순천만을 다시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다. 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흑두루미는 매년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순천만에서 월동한다. 전 세계 개체 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7600 마리가 순천만을 찾는다. 흑두루미는 경계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람과의 신뢰를 쌓아 순천만에서는 20m 거리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쯤 흑두루미 73마리가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에 도래했다고 순천시가 밝혔다. 흑두리미 떼는 지난해보다는 하루 늦게 순천만에 왔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흑두루미 9마리가 순천만 상공을 선회하기도 했으나 이튿날 일본 이즈미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시는 2009년부터 62㏊ 규모 '흑두루미 희망 농업단지'를 조성해 서식지를 제공했으며 내년까지 안풍들 일대 전봇대 49개를 철거하고 서식지 50㏊를 더 만들 계획이다. 11월 5∼7일에는 순천만 생태문화교육원에서 '흑두루미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국내 첫 IUCN 가입 기초자치단체로서 순천의 실천 사례를 공유한다. 12월에는 흑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행동 패턴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순천만에는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등 희귀 철새들이 속속 찾아오고 있으며 지난해 복원된 큰고니 서식지에서는 큰고니 1마리도 관찰됐다고 순천시는 설명했다.

순천만 흑두루미 모습. 지난 22일 오후 3시쯤 흑두루미 73마리가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에 도래했다고 순천시가 밝혔다. 흑두리미 떼는 지난해보다는 하루 늦게 순천만에 왔다.     / 순천시 제공-연합뉴스
순천만 흑두루미 모습. 지난 22일 오후 3시쯤 흑두루미 73마리가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에 도래했다고 순천시가 밝혔다. 흑두리미 떼는 지난해보다는 하루 늦게 순천만에 왔다. / 순천시 제공-연합뉴스

한국을 찾는 흑두루미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겨울철새이며 우리나라를 찾는 멸종위기종이다. 머리와 목이 검은색을 띠고 몸통은 회백색이라 흑두루미로 불리며 몸길이는 약 115cm, 날개를 펼치면 2m에 달한다.

흑두루미는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과 시베리아, 중국 북부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이 되면 한국과 일본, 중국 남부로 이동해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순천만, 철원 평야, 창녕 우포늪 등지에서 무리를 이뤄 서식한다. 흑두루미는 곡식 낟알, 풀씨, 곤충, 작은 무척추동물 등을 먹으며 가족 단위로 생활하고 강한 사회성을 지닌다.

환경부는 흑두루미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및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또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취약' 등급으로 분류해 전 세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주요 위협 요인은 농경지 개발, 습지 파괴, 먹이 부족 등이며 최근에는 순천만과 철원에서 보호구역 지정과 생태 복원 활동이 이뤄져 개체 수가 점차 회복하는 추세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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