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372배, CRE 7.4배 폭증”…감염병 지형 10년 새 뒤바뀌었다

2025-10-2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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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한 번이 대유행으로…'백일해'와 '슈퍼박테리아 감염' 확산
기존 질환 줄었지만 감염병 총량은 증가…방역 패러다임 전환 요구

“백일해 372배, CRE 7.4배 폭증”…감염병 지형 10년 새 뒤바뀌었다. / 뉴스1
“백일해 372배, CRE 7.4배 폭증”…감염병 지형 10년 새 뒤바뀌었다. / 뉴스1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최근 10년 사이 국내 감염병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한때 자취를 감췄던 백일해가 재유행하고, 병원 내 내성균 감염인 CRE 감염증이 폭증하면서 방역의 무게중심도 이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감염병 관리뿐 아니라 신종·내성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광주갑)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법정감염병 발생 통계(2016~2025.8)」를 분석한 결과, 제2급 법정감염병 전체 발생 건수는 2016년 12만7,948건에서 2024년 15만6,118건으로 약 2만8천 건(22%) 이상 증가했다.

특히 백일해는 2016년 129건에서 2024년 4만8,048건으로 무려 372배 폭증했다. 백일해는 기침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영유아나 면역 취약층에게 치명적이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한 명의 환자가 여러 명에게 쉽게 확산시킬 수 있으며, 최근 예방접종률 저하와 집단생활 여건으로 재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병원 내 감염의 대표 사례인 CRE 감염증(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도 2017년 5,717건에서 2024년 4만2,347건으로 7.4배 증가했다. CRE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조차 듣지 않는 장내세균 감염으로, '슈퍼박테리아'로 불릴 정도로 치명률이 높고 전파력이 강하다. 주로 병원 내 환자 간 접촉으로 퍼지며,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위협이 크다.

반면 결핵과 수두 등 기존 감염병은 발생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핵은 2024년 기준 17,944건, 수두는 3만1,892건으로 각각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나, 올해 8월까지도 수천~만 단위로 발생하고 있어 방역의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소병훈 의원은 “질환 양상이 기존 감염에서 신흥 감염병, 병원 감염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상시 감시체계 강화와 함께, 고령층과 취약계층 중심의 맞춤형 방역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병은 과거의 위협이 아니라,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일수록 ‘조기 인지’와 ‘사전 대비’가 생명을 가른다. 방역은 이제 선택이 아닌, 시대적 필수 전략이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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