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별가족' 가수 주영숙씨 별세... '분홍 립스틱' 강애리자의 모친

2025-10-23 13:58

'자전거 탄 풍경' 강인엽의 어머니

1970∼1980년대 국민 가족그룹으로 활약했던 '작은별가족'의 어머니 주영숙씨가 23일 오전 4시22분 별세했다. 향년 93세.

1932년 일본 오사카 출생인 고인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예그린합창단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등 다수 오페라 작품의 주연 소프라노를 맡았다.

딸 강애리자에 따르면 어머니는 '꽃중의 꽃'을 원방현보다 먼저 불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기록에 따르면 이 곡은 서일수 작사, 황문평 작곡으로 1957년 공보처 국민가요 공모에 당선됐으며, 최초 경신고 음악교사 테너 강준희가 불렀고 이후 송민도, 원방현 등이 불러 유행했다.

고인은 영화감독이자 방송드라마 작가인 배우자 강문수(1923∼2022)씨와 '작은별 예술학원'을 운영했다. 1968년 아동극단 창단 후 자녀들을 출연시키는 과정에서 자녀들의 음악 재능을 발견했다. 1974년 3월 강문수씨가 시나리오와 연출을 담당한 영화 '작은별'에 부부와 6남1녀 총 9명의 가족 음악그룹이 등장했다. 이 영화는 한국판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불렸다. 1976년 어린이TV 만화영화 노래 모음집 '어린이 왕국' 1, 2집 발표와 함께 대중 무대 활동을 시작했다.

막내 강인봉이 당시 최고 인기를 누렸다. 1971년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한 그는 100여 편의 한국영화에 출연하며 아역 스타로 자리잡았다. '마징가 제트', '우주소년 아톰' 등 당시 히트한 만화 주제가를 강인봉이 불렀다. 외모, 연기, 음악, 학업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는 13세 때 최연소로 사법고시 1차에 합격해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부모는 매니저와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았고, 자녀 7명만의 보컬그룹 '작은별'로 재편됐다. 1984년까지 활동하다가 일부 멤버의 솔로 전환과 강애리자의 결혼으로 1980년대 중반 각자 독자 행보를 시작했다.

강애리자는 1976년부터 작은별가족으로 활동하다 1986년 결혼했다. 1988년 솔로 신곡 '분홍립스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곡은 KBS ‘가요톱10’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으며, 2002년 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송윤아가 리메이크해 재차 주목받았다. 현재까지도 노래방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강애리자는 1970년대부터 애니메이션 주제가 가수로도 활약했다. 1980년대 초 '우주소년 아톰', '란마 1/2', '마스크맨', '스필반', '아벨탐험대', '태양의 사자 철인 28호' 등 300여 곡의 TV 만화영화 주제곡을 불렀다. 결혼 후 육아를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2006년 귀국했다. 2016년 28년 만에 신곡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고, 2019년부터 남편 박용수씨와 '작은별부부'로 활동 중이다.

셋째 강인엽은 작은별가족의 리드보컬 출신으로 바이올린, 플루트, 트럼펫, 대금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해 재주꾼으로 불렸다. 1980년대 중반 '슬퍼하지 말아요'를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 전향해 가요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얻었다.

강인봉은 작은별가족 해체 후 밴드 '벌거숭이'를 만들어 '삶에 관해' 등의 곡을 발표했다. 제일기획에서 음악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며 가수 김원준을 발굴했고 김원준의 1~3집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1994년 듀엣 '키키', 1997년 그룹 '세발자전거'를 결성해 활동했다. 2001년 남성 3인조 퓨전 포크 록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을 결성하고 1집 앨범으로 데뷔했다. 타이틀곡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이 곡은 영화 '클래식'과 '올림푸스' CF에 삽입됐다. 2003년 영화 '선생 김봉두'에 수록된 '보물'은 개그 콘서트 '마빡이' 코너에 삽입돼 '마빡이 송'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2005년부터 '자전거 탄 풍경'에서 분리된 '나무자전거'에서 활동하다 2011년 '자전거 탄 풍경'을 재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