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의원, “불법 웹툰 피해 8천억…K-콘텐츠 붕괴 위기”

2025-10-23 14:03

add remove print link

순방문자 수만 연 4.8억…‘웹툰은 공짜’ 인식, 창작자 권리 무너뜨려
대학생 62% 불법 교재 이용…복제는 이제 ‘보이지 않는 시장’으로 확산

박수현 의원, “불법 웹툰 피해 8천억…K-콘텐츠 붕괴 위기” / 의원실 제공
박수현 의원, “불법 웹툰 피해 8천억…K-콘텐츠 붕괴 위기” / 의원실 제공

[충남=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불법 웹툰 이용으로 인한 피해가 최근 2년간 8,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작권 인식 부족과 불법 복제 확산 속에 웹툰 산업이 무너지고 있으며, K-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에도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수현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공주·부여·청양)이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불법 웹툰으로 인한 산업 피해 추정액은 8,4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2조1,89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웹툰 산업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표적 불법 사이트 ‘뉴토끼’를 포함한 상위 3개 사이트의 2024년 트래픽 분석 결과, 페이지뷰는 42억9천만 건, 순 방문자는 4억8,900만 명에 달했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의 9배를 웃도는 수치로, 사실상 전 세계인이 접속하는 수준이다.

이용자들의 인식도 문제다.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 웹툰을 이용한 이유로 ‘유료 결제 부담’(32.8%), ‘유료 결제할 가치 없음’(12.2%) 등 창작물에 대한 저평가 인식이 다수를 차지했다.

박수현 의원, “불법 웹툰 피해 8천억…K-콘텐츠 붕괴 위기” / 의원실 제공
박수현 의원, “불법 웹툰 피해 8천억…K-콘텐츠 붕괴 위기” / 의원실 제공

문제는 웹툰뿐만이 아니다. 대학가에서도 교재 불법 복제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발간한 ‘2024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 62%가 불법 스캔본 교재를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이 중 62.5%는 지인 간 파일 공유로 복제물을 입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 이상 복사업소 중심의 문제를 넘어 무인 스캔방과 디지털 공유망을 활용한 ‘보이지 않는 복제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피해 규모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해외 주요국도 피해액을 공식 산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유포율이나 재발률 등 핵심 지표를 관리하지 않고 있다.

박수현 의원은 “콘텐츠 산업의 생명줄인 창작자의 권리가 무너지고 있다”며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책 실효성은 기대할 수 없다. 저작권 침해 실태에 대한 정밀한 통계 구축과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K-콘텐츠 300조 원 시대’를 내세우며 콘텐츠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 토대가 되는 창작자 보호가 무너지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허상이 될 수 있다. 창작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서 콘텐츠의 미래는 없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