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 입은 사람도 있는데... 최근까지 '열대야' 겪을 정도로 더웠던 곳
2025-10-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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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기록 모두 경신했다... 올해 역대 가장 무더웠던 지역

제주도가 최근 50년간 폭염과 열대야가 급증하며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5일 '극한기후 제주' 특집 시리즈 첫 번째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해와 올해 예년보다 심한 무더위를 겪었으며 다수의 기상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제주도의 여름은 역대 가장 더웠다. 올여름(6∼8월) 제주도(제주·서귀포·성산·고산 네 지점의 평균) 평균기온은 26.4도다. 이는 종전 가장 더웠던 지난해 여름(26.3도)보다 0.1도 높은수치다. 10월 중순에 열대야가 나타나고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50년간(1976∼2025년) 폭염과 열대야 추이를 보면 1976∼1985년 연평균 13.3일이던 제주도 열대야일수는 1986∼1995년 18.8일, 1996∼2005년 22.5일, 2006∼2015년 25.1일, 2016∼2025년 41.5일로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늘었다.
열대야일이 많았던 해는 2024년(63.5일), 2025년(63일), 2013년(44.5일), 2022년(42.5일), 2010년(41.8일) 등 모두 2010년 이후다.
열대야가 수십 일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2013년 서귀포에서는 7월 7일부터 8월 24일까지 49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 지점에서도 7월 15일부터 8월 30일까지 47일간 지속됐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도 관측됐다. 2022년 8월 15일에서 16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제주 지점 최저기온이 30.5도로 관측 이래 밤사이 최저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역대 가장 이른 열대야는 2014년 5월 27일 푄현상으로 한라산 북쪽 지역 기온이 오르며 제주 지점에서 발생했다. 가장 늦은 열대야는 올해 10월 13일에서 14일로 넘어가는 밤 서귀포에서 나타났다.
제주도 9월 열대야일수는 지난해 15.5일, 올해 13.3일에 달했다. 올해는 10월 열대야일수가 0.8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제주도 폭염일수는 1976∼1985년 연평균 1.8일에서 1986∼1995년 2.4일, 1996∼2005년 3.3일, 2006∼2015년 3.6일, 2016∼2025년 9.3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폭염일이 많았던 해는 2024년(21.3일), 2025년(17.8일), 2013년(13.5일), 2017년(11.8일), 2022년(9.3일)로 대부분 최근이다. 이에 비해 1980년과 1999년에는 폭염일수가 0일이었다.
제주에서 역대 가장 이른 폭염은 2019년 5월 24일 나타났다. 낮 최고기온이 33.1도까지 올라 이 지점에서 192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첫 '5월 폭염'으로 기록됐다.
가장 늦은 폭염은 2010년 9월 21일 제주 지점에서 기록됐으며, 2022년과 2024년에는 9월 19일에 폭염이 나타나는 등 9월 폭염도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1923년부터 100년 넘게 기상관측이 이뤄진 제주 지점에서 나타난 가장 극심한 더위는 2022년 8월 10일 관측됐다. 당시 푄현상과 함께 낮 동안 강한 일사가 더해지면서 한라산 북쪽 지역에서 고온 현상이 나타나며 제주 지점 일 최고기온이 37.5도까지 치솟았다.
일 최저기온 기록은 1위 -6도(1977년 2월 16일), 2위 -5.9도(1977년 2월 15일), 3위 -5.8도(2016년 1월 24일), 4위 -5.7도(1931년 1월 10일), 5위 -5.1도(1981년 2월 26일) 순이다.
제주에서는 한해 온열질환자가 100명 안팎 발생한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66명, 2021년 65명, 2022년 93명, 2023년 98명, 2024년 123명이다. 올해도 땡볕 아래 밭이나 야외 작업장 등에서 일하던 도민 등 107명이 온열질환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축이나 양식어류 폐사도 속출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폭염에 따른 해수 고수온 현상으로 도내 육상양식장 354곳 중 77곳(21.8%)에서 광어 221만 마리가 폐사해 53억원 상당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도 9월 기준 56곳에서 97만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축들도 더위가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2021년 돼지 2768마리, 2022년 돼지 2433마리, 2023년 돼지 2302마리, 2024년 돼지 4373마리, 올해 돼지 3857마리와 닭 1269마리가 각각 폐사했다.
도는 무더위쉼터(609곳)와 이동노동자 전용쉼터 '혼디쉼팡'을 운영하고, 야외 근로자에게 얼음물과 이온음료를 배부하고, 취약계층 대상 건강 점검과 폭염 대비 물품 지원을 하는 등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수온 대응상황실을 운영하며 액화산소와 면역증강제 등 대응 장비를 양식장에 사전 보급하고, 실시간 수온 정보를 어업인에게 제공한다. 축산 분야에서도 재해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기상 상황에 따른 축사·가축 관리 요령을 전파하고 피해 복구와 예방을 위해 가축재해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