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나무 하나에서 10가지 종류의 열매가 열리는 나무

2025-10-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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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부터 떫은 감까지 한 나무서 열리게 하는 '이것'의 비밀

한 나무에서 10가지 다른 종류의 열매가 열리는 감나무. / '팜스쿨' 유튜
한 나무에서 10가지 다른 종류의 열매가 열리는 감나무. / '팜스쿨' 유튜
둥시, 고종시, 부부시, 대시, 차량, 대봉, 부유시, 야오끼…. 곶감용 떫은 감부터 홍시용 감, 정원용 감, 단감까지 한 그루에 서로 다른 10종류 감이 달렸다면 믿을 수 있을까. 가지마다 모양과 크기, 익는 시기가 다른 감들이 한 나무에서 동시에 눈길을 끈다. 유튜브 채널 ‘팜스쿨’에 최근 올라온 영상 ‘새로운 감 품종 등장??... 한 나무에 10종류 감 수확’이란 제목의 영상에 이 특별한 감나무가 소개됐다.

영상 속 감나무가 가진 특별한 능력의 비밀은 '접목'이다. 겨울에 채취한 접수(접목용 가지)를 저장해 봄에 나무의 주지와 측지, 열매가지에 하나씩 붙이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품종의 특성을 한 그루에서 구현한 것이다. ‘팜스쿨’ 영상에서 출연자는 “접수를 잘라 저장했다가 4월에 접을 붙인다”고 말했다. 고접을 통해 2년 차부터 열매를 맺게 하는 효과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접목은 농업에서 오랜 시간 사용된 기술이다. 뿌리(대목)와 과실을 맺게 할 가지(접수·속가지)를 인위적으로 결합해 한 식물체로 자라게 하는 작업이다. 기본 원리는 서로 다른 식물체의 생장조직인 형성층(캄비움)을 맞대어 붙이면 둘 사이에 조직이 붙어 새로운 혈관 조직과 결합 조직이 형성된다는 생리적 사실에 있다. 접목에 성공하려면 대목과 접수의 캄비움(Cambium) 면을 밀착시키고 건조를 막기 위해 밀봉한 뒤 치유 조직(callus)이 잘 형성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적정 시기는 보통 접수의 활동이 멈춘 겨울에 잘라 보관한 뒤 수액이 돌기 시작하는 초봄이다.

감나무에서 여러 품종을 한 그루에 모으는 방법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첫째는 유전자나 생육 특성을 시험·비교하는 실험적 목적이다. 출연자가 “실험실처럼 샘플링한 것”이라고 표현했듯이 각 가지의 과실마다 갖는 크기, 색, 감촉, 익는 시기를 비교해 품종 선택과 재배법을 연구한다. 둘째는 정원수나 체험용·관상용으로서의 가치다. 출연자는 “가족이 먹거나 구경할 수 있는 정원수로 괜찮다”고 했다.

한 나무에서 10가지 다른 종류의 열매가 열리는 감나무. / '팜스쿨' 유튜
한 나무에서 10가지 다른 종류의 열매가 열리는 감나무. / '팜스쿨' 유튜

접목 방식엔 여러 가지가 있다. 감나무에서는 접목 시기와 대목의 굵기, 접수의 형태에 따라 '싹접(눈접)', '귀접(사출접)', '촉접'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영상에서 언급된 '고접'은 성목의 가지나 굵은 부분에 접목하는 기법을 뜻한다.

고접의 장점은 이미 굵고 완성된 나무 조직에 접목하므로 접수의 성숙한 유전형질이 빠르게 발현돼 2년 차부터 열매를 맺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반면 묘목에 새로 접목해 자라게 하는 방식은 완전한 대목이 자라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영상에서는 고접을 통해 2년 차부터 달리는 사례를 직접 보였고, 접목을 통해 묘목보다 빠른 수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나왔다.

한 나무에 여러 품종을 붙일 때는 가지의 위치와 수형을 고려해 접목 부위를 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주지(주요 줄기), 측지(측면 가지), 열매가지 등 서로 다른 부위에 접목하면 각각의 접수는 그 자리를 중심으로 자기 수형과 열매를 만들게 된다.

영상에선 “주관·주지·측지·열매가지에 접을 붙였다”는 설명이 나왔다. 같은 나무 안에서도 부위별로 영양분 분배가 다르고 햇빛 조건이 달라 품종마다 성숙 시기나 과실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가지에 어떤 품종을 붙일지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접목 후 관리도 접목 성공률과 과실 품질을 좌우한다. 접합부는 건조와 병해를 피하도록 밀봉하고 묶어 고정해야 한다. 접목 직후의 물 관리와 전정(가지치기)은 새로 붙은 접수에 영양이 적절히 공급되도록 하는 데 필수다. 출연자는 접목 후 전정을 세게 해 순을 잘라주면 꽃눈이 형성된다고 했다. 실제로 적절한 전정은 꽃눈 형성과 결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서로 다른 품종을 한 나무에 붙일 때는 병해 전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접수는 건강한 개체에서 가져와야 하고, 저장·보관 과정에서 병원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위생적으로 취급해야 한다.

다품종 접목에는 한계와 단점도 있다. 서로 다른 품종은 생장 속도와 가지의 힘이 달라 어느 한 품종이 우세해지면 다른 접수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출연자는 “일부 품종이 일찍 무르고 지저분해지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과실의 규격화나 기계 수확이 어려워 상업적 대량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실제로 출연자는 “상품화 목적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농업 현장에서는 접목을 이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품종 조합을 실험하거나, 고부가 특성(대과·조생·맛 등)을 한 그루에서 비교해 본 뒤 우수 품종을 지역 재배에 확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가정정원이나 농장 시범수로는 다품종 접목이 소비자 체험과 교육적 가치를 제공한다. 출연자는 해마다 새로운 접목을 시도한다면서 매년 접목 품종을 바꿔가며 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감 품종 등장??... 한 나무에 10종류 감 수확'이란 제목으로 유튜브 채널 ‘팜스쿨’에 최근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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