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부터 입소문 터졌다...충격 결말에 3.1% 찍고 난리 난 ‘한국 드라마’

2025-10-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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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직장인의 초상, 현실이 만든 드라마
사회의 숨겨진 그늘, 김 부장의 일상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첫 방송부터 묵직한 현실 공감과 여운을 남기며 화제를 모았다. 15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배우 류승룡이 그려낸 ‘김 부장’의 하루는 웃음보다 짠내가 진하게 밴 현실 그 자체였다. 첫 회는 시청률 3.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방송 직후에는 “우리 아버지 이야기 같다”, “현실이 너무 생생해서 울컥했다”는 시청자 반응이 이어지며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지난 25일 첫 방송된 ‘김 부장 이야기’는 대기업 재직 25년 차 영업부 부장 김낙수(류승룡 분)의 하루를 통해 ‘50대 직장인의 초상’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내년이면 임원 승진을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한 김낙수는 여느 직장인처럼 회사와 가정, 인간관계의 균형 속에서 버텨온 인물이다. 후배와 상사 사이에서 미묘한 처세를 유지하고, 적당히 비싸 보이는 가방으로 품위를 지키려 애쓰는 그의 모습은 현실 속 중년 직장인의 자화상이었다.

극은 사소한 에피소드 속에서도 현실의 씁쓸함을 놓치지 않았다. 김낙수가 골프 접대 자리에서 우연히 홀인원을 해내며 ‘승진의 청신호’를 느끼는 순간, 시청자들은 함께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입사 동기 허태환(이서환 분)이 울릉도로 좌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뒤이어 들려온 응급실 소식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적인 반전을 안겼다. 첫 회를 마친 뒤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게 바로 현실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여운을 남겼다.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회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회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극 중 류승룡의 연기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고, 무능해 보이지만 어딘가 짠한 ‘김 부장’을 통해 그는 ‘50대 가장의 초상’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상사보다 비싸지 않고 팀원보다 싼 가방을 고르는” 장면은 현실 공감의 정점이었고, ‘허 과장의 응급실 소식’을 듣고 굳어버린 그의 표정은 대사 한마디 없이도 세대의 슬픔을 대변했다.

시청자 반응도 뜨거웠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드라마 잘 만들었다. 연출이 탁월하다”, “류승룡 찰떡이다”, “우리 아빠 얘기 같아서 울컥했다”, “회사 생활의 현실 버전”, “유머도 있고 짠함도 있다” 등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서울 자가’와 ‘대기업’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 덕분에, 단순한 직장 서사가 아닌 한국 사회의 세대 초상화로 읽히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류승룡 역시 이번 작품을 “지금 내 이야기를 담은 현실극”으로 정의했다. 그는 “지금 제 상황을 그린 작품 같았다. 전 아직 젊다고 할 수 있는데 (주변에선) 그렇게 보지 않는 시선이 느껴지고, '영포티'라는 슬픈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각 세대 간에 이해의 폭이 생겼으면 했다”고 밝혔다.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회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회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그는 이어 “아마 우리(50대)가 인구가 가장 많은 세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부모를) 부양하고 마지막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시대, 끝 세대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는 요즘”이라고 토로했다. 또 “이 작품이 매력적인 것은 과거나 미래, 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을 이야기하고, 지금 세태를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며 “김 부장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누군가의 미래, 과거, 혹은 현재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전 세대를 아울러 공감할 수 있는, 나를 투영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JTBC Drama

실제 ‘김 부장 이야기’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류승룡은 “이 작품은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드라마”라며 “(김낙수는) 서울 자가, 대기업, 부장 직함 등 그동안 쫓던 가치가 다 없어지고 나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데,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갈지 고민하면서 이 작품을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명세빈은 남편의 흔들리는 위상 앞에 현실의 벽에 부딪힌 아내 박하진 역을, 차강윤은 한 직장에 묶인 아버지 세대와 달리 ‘다르게 살고 싶다’는 청춘 김수겸 역을 맡았다. 세 인물의 교차 서사는 ‘세대의 간극’과 ‘삶의 방향’이라는 두 축을 따라가며 시청자 각자의 인생에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김 부장 이야기’의 힘은 과장된 드라마틱함보다 생활의 디테일에 있다. 커피를 한 잔 타는 동작, 점심 메뉴를 고르는 대화, 상사의 눈치를 보는 표정 하나까지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는 자연스레 자신의 일상을 떠올린다.

드라마 '김부장 이야기' 출연 배우 차강윤, 명세빈, 류승룡 / JTBC 제공
드라마 '김부장 이야기' 출연 배우 차강윤, 명세빈, 류승룡 / JTBC 제공

첫 방송부터 충격적인 결말로 여운을 남긴 ‘김 부장 이야기’. 류승룡이 말한 대로, 이 작품은 “누군가의 현재이자 또 다른 누군가의 미래”다. ‘서울 자가’와 ‘대기업’이라는 허울 뒤에 감춰진 대한민국의 민낯, 그리고 행복의 본질을 묻는 질문은 첫 회만으로도 충분히 깊게 와닿았다.

“조심스럽지만 (시청률) 두 자리는 좀 넘겼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김 부장 이야기’는 이미 입소문으로 시청률 상승 곡선을 예고하고 있다. 현실을 가장 현실답게 비춘 이 드라마가, 올겨울 시청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오래 붙잡을지 기대된다.

※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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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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