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조직 한국인 근무자 “경찰에 잡혀도 몇백만원만 주면 석방”
2025-10-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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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라인이 있으면 술 한 잔 값으로도...”
캄보디아 내 범죄단지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범죄 조직이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이라는 내부 근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단속과 언론 보도가 잇따랐지만 현지 경찰과의 유착 구조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다.

시아누크빌(Sihanoukville)에서 일하는 근무자 A씨는 26일 연합뉴스를 통해 “단속이 이어졌지만 시아누크빌 범죄단지의 절반 이상이 비어 있을 뿐, 여전히 한국인 팀이 몇 곳은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팀은 20명 이상 규모로, 단속은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 경찰은 근무자 이동 시간에 맞춰 검문소를 철수한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속한 팀 역시 현지 중국인 관리자의 보호 아래 운영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여전히 수익이 크다. 게다가 경찰이나 공무기관을 매수하는 ‘관(官) 작업’이 너무 쉽다”고 말했다.
이러한 손쉬운 부패 구조는 그가 여전히 캄보디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국경지대에서 활동 중인 또 다른 근무자 B씨는 “프놈펜(Phnom Penh)과 시아누크빌에서 단속이 강화되자 국경 근처로 이동했다”며 “대형 범죄단지는 국가 차원에서 보호받고 있어 사실상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얀마군이 국경 지역 최대 범죄단지인 ‘KK파크(KK Park)’를 급습했지만, 단속 직전 중국인 직원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미 정보가 샌다. 결국 빈 건물만 털린 셈”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증언은 현지 경찰과 범죄 조직 간의 유착이 여전히 끊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한 근무자는 “유치장에서 나오는 데 몇백만 원이면 충분하다. 경찰과 관계가 없어도 1만~2만 달러만 주면 해결된다. 기존 라인이 있으면 술 한 잔 값으로도 풀려난다”고 실태를 전했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누가 신고하든 결국 말단만 잡히고 끝”이라며 “누가 징역을 갈지 이미 정해져 있고, 윗선까지 수사망이 닿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된 한국인 범죄자의 송환이 지연되는 사례도 이런 구조를 방증한다. 딥페이크를 활용해 로맨스 스캠으로 120억 원을 가로챈 한국인 부부는 지난 2월 체포됐지만, 6월 석방됐다. 이어 한국 법무부가 7월 말 수사 인력을 파견해 재체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의가 지연되며 결국 다시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쪽에서 인력이 빠졌다면 잠잠해져야 하는데, 보이스피싱 관련 신고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이런 피싱 콜센터는 경찰 공권력이 부패한 지역에서만 존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