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고 짐 많을 때 반가운 변화…버스 탈 때 ‘이것’ 안 해도 된다

2025-10-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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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 노선에 ‘태그리스 결제’ 시범 도입

지하철에 이어 시내버스에서도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지 않아도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대가 열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버스를 탈 때마다 한 번쯤은 들었을 그 멘트. “카드를 한 장만 대주세요.” 지갑째 단말기에 갖다 댔다가 멈칫하고, 다시 카드를 꺼내 찍느라 줄이 길어지기 일쑤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면 괜히 손이 더 바빠지고, 비 오는 날엔 우산과 짐까지 겹쳐 더욱 번거롭다. 이제 이런 풍경이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버스에서 교통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자동으로 결제되는 ‘태그리스 결제’가 시범 도입됐다.

티머니는 서울 시내버스에 비접촉식 대중교통 결제 시스템인 ‘티머니 태그리스 결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서울 시내 36개 노선, 총 590여 대 버스에 지난 25일부로 도입이 완료됐으며 기존 지하철에 이어 버스로까지 확대된 형태다.

한 시민이 버스 카드를 태그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한 시민이 버스 카드를 태그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태그리스 결제는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찍지 않아도 주머니나 가방에 넣은 채로 자동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술과 모바일 센서 장치를 활용해 승·하차 시 요금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모바일티머니’ 앱을 설치하고 ‘태그리스 결제 사용하기’를 설정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단말기를 찾거나 허리를 숙일 필요 없이 버스를 탈 수 있어, 탑승 대기 시간이 짧아지고 차량 내 혼잡도도 줄어든다. 비가 오는 날이나 짐을 든 상황에서도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특히 고령층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로 평가된다. 하차 시 단말기에 태그하지 않아 요금이 미정산되는 사고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시스템은 기존 태그 결제(실물 카드, 모바일 포함)와 함께 운영된다. 따라서 이용자는 원하는 방식으로 결제를 선택할 수 있고, 태그리스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과의 환승도 가능하다.

티머니, 36개 노선에 ‘태그리스 결제’ 시범 도입 / 티머니 제공
티머니, 36개 노선에 ‘태그리스 결제’ 시범 도입 / 티머니 제공

티머니는 시범 서비스에 앞서 다양한 상황에서의 인식 안정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이중 결제나 무임 승차, 복수 인원 동승, 주머니·가방 등 다양한 소지 형태별 인식, 지하철 환승 연동, 혼잡 시간대 인식 테스트 등 기술적 점검을 모두 마쳤다. 서비스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오류에 대비해 고객센터와 전담 민원 대응팀도 함께 가동할 예정이다.

태그리스 결제는 이미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23년 세계대중교통협회(UITP) 총회 어워즈와 2024년 세계교통결제어워즈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는 2023년 우이신설 경전철에 처음 도입된 이후 인천지하철 전 구간으로 확대됐다.

김태극 티머니 대표는 “차세대 대중교통 결제 서비스가 서울 시내버스까지 확대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시민들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 안정화와 고객 응대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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