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금빛 인연 진종오·유승민, 국회 국정감사서 정면 충돌

2025-10-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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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올림픽 무대서 국민적 사랑받았던 영웅들

같은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27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마주 앉았다. 영웅들의 재회였지만, 분위기는 차가웠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대한체육회를 포함한 소관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금메달리스트였던 진 의원은 지난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같은 대회에서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유 회장은 지난 1월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돼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진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질의를 하고, 유 회장은 피감 기관의 수장으로 답하는 자리였다.

진 의원은 먼저 최근 불거진 지역 체육회 사격 감독의 경기용 실탄 불법 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유 회장을 추궁했다.

진 의원은 "경찰에서는 불법 유출 규모를 5만 발로 발표했지만, 제보 내용에 따르면 그보다 훨씬 많다. 심각한 것은 학생 선수들에게도 실탄을 유출하라는 명령이 있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체육회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징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유 회장은 "이달 초부터 합동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철저히 조사한 후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진 의원은 이어 유 회장의 과거 대한탁구협회장 시절을 문제 삼았다.

진 의원은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당시 하나은행의 협찬 물품 1억 원어치가 사라졌고, 협회 사무처장과 친분이 있는 인물이 이를 불법 판매한 정황이 있다. 배임으로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탁구 승강제 리그에서는 유 회장 가족이 운영하던 탁구장이 선정됐고, 이후 명의가 변경됐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탁구협회장 재임 중 가족과 함께 '선진국 리그 답사'를 명목으로 해외 출국했다는 사실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 회장은 이에 대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물품은 하나은행 로고가 들어간 협찬품으로, 일반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량도 1억 원이 아니라 약 4000만~5000만 원어치"라면서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매몰 비용이 발생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이사회 의결 후 물품을 판매했다. 판매 수익은 협회 통장에 입금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201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생계 유지 목적으로 가족과 함께 탁구장을 열었는데, 협회장 취임 후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창립 멤버였던 관장이 인수해 명의와 이름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대관료가 하루 30만 원이었으며 청소·관리비를 고려하면 이익이 남지 않는 적자 운영"이라고 덧붙였다.

가족 동반 출국 논란에 대해서는 "재미대한탁구협회에서 공식 초청이 있었고, 대회 참가를 위해 부모님과 동행했다. 이는 선진 탐방 사업(선진국 리그 답사) 일정과 별개의 행사였다"고 밝혔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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