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외치면서 실천은 뒷전…수출입은행, 장애인 고용·탄소 감축 모두 낙제점

2025-10-27 15:31

add remove print link

10년간 장애인 고용의무 미이행…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율도 기준 미달
탄소 감축 실적 4년 연속 하락…공시자료 왜곡 정황까지 드러나

‘ESG 경영’ 외치면서 실천은 뒷전…수출입은행, 장애인 고용·탄소 감축 모두 낙제점. / 뉴스1
‘ESG 경영’ 외치면서 실천은 뒷전…수출입은행, 장애인 고용·탄소 감축 모두 낙제점. / 뉴스1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기업 생존 전략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를 선도해야 할 정책금융기관이 정작 실천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에는 ESG 경영을 강조하며 우대금리 등을 통해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자행(自行)의 ESG 지표는 낙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10년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단 한 차례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납부한 법정부담금만 13억2천만 원에 달한다. 장애인 고용률은 2024년 기준 2.6%로, 법정 기준인 3.8%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중소기업은행(3.55%), 한국무역보험공사(3.7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사회적 약자와의 상생 지표에서도 미달 사례가 반복됐다.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 비율은 2020년 이후 4년 연속 법정 기준(1%)을 하회했으며, 올해는 0.77%에 그쳤다. ESG 경영을 내세우는 정책금융기관의 정체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환경 부문에서도 낙제점이다. 수출입은행의 온실가스 감축률은 2021년 32.1%에서 2024년 9.1%로 급감했다. 특히 2019년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한 2020년의 데이터를 자행 홈페이지에 축소 표시해, 실제보다 탄소 감축이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한 왜곡 정황도 확인됐다.

조승래 의원 / 의원실 제공
조승래 의원 / 의원실 제공

조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ESG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 점검 기능이 부재하다”며 “인사·구매 등 실무부서의 ESG 이행 상황을 상시 점검할 수 있도록 전문위원회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ESG 경영을 요구하는 만큼, 그 선봉에 있는 기관이 먼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수출입은행의 사례는 ESG 경영이 구호에 그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경고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