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최악" 날씨도 추워졌는데, 초비상 걸린 '이 질환'

2025-11-03 14:37

add remove print link

독감, 올겨울 유례없는 대유행 조짐
어린이·노인 감염 위험 급증하는 인플루엔자

최근 독감 환자가 지난해의 세 배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올겨울 인플루엔자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하게 유행했던 수준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 유행 시기 두 달 빨라져…벌써부터 ‘경고등’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표본감시 결과, 외래환자 1000명 중 13.6명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3.9명에서 3.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질병청은 “통상 12월 이후 본격화되는 독감 유행이 올해는 두 달가량 빨라졌다”며 “남반구의 유행 양상과 비교할 때 국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 발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등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연령별로는 초등학생과 유아층에서 특히 감염 비율이 높았다. 7~12세 아동이 1000명당 31.6명으로 가장 많았고, 1~6세 25.8명, 0세 16.4명, 13~18세 15.8명 순이었다. 성인층에서도 19~49세 11.8명으로 결코 낮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A형 H3N2 유행…입원 환자도 7배 이상 증가

표본의료기관에서 수집한 호흡기 검체를 분석한 결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3주차 기준 11.6%로 전주 대비 4.3%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유행 중인 주요 바이러스는 A형 H3N2형으로, 다행히 치료제 내성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문제는 중증 환자 증가세다. 전국 221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확인된 43주차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명에 비해 7.5배 급증했다. 이는 독감이 단순한 계절성 감기 수준을 넘어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고령층에서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지난해 수준의 대규모 유행 가능성 높다”

질병청은 이번 겨울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심각한 독감 절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024~25절기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했던 유행기였는데, 올해는 유행 시작이 앞당겨진 만큼 지속 기간도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홍정익 질병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는 지난해보다 약 두 달 일찍 시작됐다”며 “올겨울 역시 강도 높은 유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남반구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예년보다 빠르게 독감 환자가 늘며 유행 기간이 장기화됐다. 이런 흐름이 북반구로 이어지면 국내 독감 확산세도 늦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고위험군 접종률 아직 절반 수준

질병청은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층, 임신부, 생후 6개월부터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10월 31일 기준 접종률은 아직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약 658만 명으로 60.5%, 어린이는 189만 명으로 40.5%가 접종을 마쳤다.

질병청은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폐렴, 심근염, 뇌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어르신과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해 독감으로 인한 입원이나 사망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본격적인 유행에 앞서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며 “고위험군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예방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개인 위생과 환기, 마스크 착용도 중요

전문가들은 예방접종과 함께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감염 확산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손 씻기, 기침 예절,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마스크 착용, 주기적인 환기와 실내 소독이 도움이 된다. 감기 증상이 있을 경우 무리한 외출을 자제하고, 고열이나 근육통, 호흡기 증상이 심하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번 겨울, 독감은 단순히 “감기 같은 병”으로 치부하기엔 확산 속도와 강도가 예년과 다르다. 백신 접종과 철저한 개인 위생만이 독감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어선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