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부잣집 아들로 살아야 했던 60세 일본 무일푼 트럭 운전사의 암담한 사연

2025-11-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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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밝혀진 출생의 비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병원 실수로 부모가 바뀐 일본의 한 트럭 운전사가 60년 만에 자신의 진짜 출생 비밀을 알게 된 사연이 외신을 통해 재조명됐다.

그는 이 사건으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800만 엔(약 3억 5600만 원)의 보상 판결을 받았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참고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참고 이미지

최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SCMP) 보도에 따르면 2013년 11월 일본 도쿄 스미다 구 산이쿠가이 병원은 1953년 출생한 두 아기를 뒤바꾼 책임으로 법원으로부터 배상 명령을 받았다.

법원은 병원이 60세 피해 남성에게 3800만 엔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한 부유한 가정 내에서 생긴 가족 간 갈등으로 드러났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장남은 어머니의 유산 중 일부를 관리하며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냈다. 이를 본 동생들은 형의 행동 자신들의 성향과 상당히 다르다고 느꼈다.

그들은 어머니가 생전에 "출산 후 병원에서 간호사가 형을 목욕시킨 후 옷을 갈아입혔다"고 말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의심을 품은 동생들은 2009년 형이 버린 담배꽁초를 수거해 DNA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형은 가족들과 생물학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족은 병원 기록을 추적한 끝에 또 다른 피해자를 찾아냈다. 그 남자는 도쿄에 사는 트럭 운전사였다. 트럭 운전자는 바꿔치기 된 아이보다 13분 먼저 태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로 인해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았다. 입양 가정으로 보내진 그는 두 살 때 아버지를 잃었고, 전기조차 없는 가난한 집에서 성장했다. 중학교 졸업조차 쉽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그는 성장 내내 주변으로부터 "부모님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며 살았다.

반면 바꿔치기 돼 부잣집으로 간 아기는 좋은 교육을 받고 회사의 사장으로 성장했다. 그의 세 동생들 역시 회사의 엘리트로 자리했다.

트럭 운전사가 자신의 친부모를 알게 됐을 때는 이미 두 사람 모두 세상을 떠난 뒤였다.

재판을 맡은 미야사카 마사토시 판사는 "운전자는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와 헤어졌고, 결국 그들과 다시 만날 수 없게 됐다"며 "그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야 했기 때문에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시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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