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페이지를 연 경기도서관...“책만 잔뜩 쌓여 있는 공간은 싫다”
2025-10-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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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참여형 축제식 오프닝으로 진행
김동연 지사, 도민과 대화 소통의 시간
경기도 광역대표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25일 문을 열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개관식에 참석해 도서관의 첫 페이지를 도민과 함께 열며, 경기도의 새로운 독서문화를 향한 비전을 제시했다.

광교신도시 경기융합타운에 들어선 경기도서관은 ‘사람과 책, 그 사이 경기도서관’을 슬로건으로 한 참여형 개관 행사로 시작됐다. 기존의 형식을 벗어나 도민과 함께 도서관을 둘러보며, 대화와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김동연 지사는 도민 앞에서 벅찬 소감을 밝혔다. “도지사로서 건물 준공식에 참석한 적이 많지만 오늘이 가장 벅찬 순간이다. 도서관은 제게 정말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장과 직원들에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서관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저 건물 크게 짓고 책만 잔뜩 놓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3년 전 착공식에서는 ‘점을 찍고 있다’고 말했는데, 오늘은 큰 점 하나를 찍은 날이다. 이제 선을 그리고 면을 만드는 오늘이 시작이다. 경기도서관이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도서관을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경기도는 지금 1000권 책 읽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경기도서관을 인프라로 수많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도민이 많이 참여하고 제안해 도서관이 모두의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날 직접 도서관 ‘첫 만남 투어’를 진행하며 시민들과 소통했다. 도서관 건축가, 지역서점 대표, 어린이 기자단 등을 만나 도서관의 공간과 철학을 소개했다. 이어 열린 ‘키워드 토크 – 사람과 책, 그 사이 이야기’에서는 백은별 작가, 박위 작가, 김민식 독립서점 대표와 함께 ‘사람·책·도서관’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도민들도 직접 참여해 ‘내 인생을 바꾼 책’, ‘도서관이 내게 주는 의미’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현장은 따뜻한 교감의 장이 됐다.
한 도민은 “감동적인 공간이다. 앞으로 노년을 도서관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김 지사의 고등학교 은사인 이영복 선생이 참석해 “도서관은 정신적인 영양분을 쌓는 곳”이라며 “김 지사가 고등학생 시절 두 번이나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다. 그만큼 많이 읽고 생각했던 힘이 오늘의 김동연을 만든 것 같다”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희윤 국가도서관위원장, 마렉 레포브스키 주한 슬로바키아 대사, 이진우 한국도서관협회장 등도 함께해 개관을 축하했다. 하이라이트로 도민들이 ‘나의 독서 다짐’을 풍선에 적어 천장으로 띄우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도서관의 비전인 ‘사람과 책이 연결되는 미래도서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경기도서관은 기후·환경, AI, 사람 중심을 운영 키워드로 삼고, 재활용 자재로 제작한 가구와 조형물을 비치했다. 태양광·지열 에너지를 활용하며, ‘AI 스튜디오’와 ‘AI 독서토론’ 등 실험적 서비스를 도입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 이주민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됐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은 “오늘은 경기도서관의 첫 페이지이자, 도민이 함께 써 내려갈 이야기의 시작”이라며 “사람과 지구, 기술과 감성이 만나는 공간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면적 2만7795㎡ 규모의 경기도서관은 전국 최대 공공도서관으로, 장서는 34만 권이 넘는다. 향후 5년 내 55만 권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개관 첫날 방문자는 2만2030명, 대출은 3107권, 야외행사 ‘오감으로 독서하라’에는 1620명이 참여했다.
시범운영은 올해 말까지 진행되며 평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 주말은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회원은 일반회원과 도민회원으로 나뉘며, 일반회원의 경우 1회 3권, 15일간 대출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