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맛있어서 비늘도 먹는다... 천대받지만 사실은 '미식 끝판왕'인 생선
2025-10-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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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끝판왕… '짝퉁 옥돔'으로 불리는 옥두어의 재발견

옥두어란 이름의 생선이 있다. ‘짝퉁 옥돔’으로 불리는 물고기다. 일부 업자가 옥돔이라고 속여서 파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옥두어는 절대 천대받을 만한 물고기가 아니라고 한다. 맛있어서 비늘까지 먹는 물고기가 바로 옥두어라고 한다. 수산물 전문 유튜버 김지민이 운영하는 '입질의추억TV'에 올라온 영상의 내용을 토대로 비늘까지 바삭하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생선 옥두어에 대해 소개한다.
김지민은 노량진 수산시장 새벽 경매에서 1kg짜리 옥두어 두 마리를 5만원에 구입했다. 그는 "마음에 드는 게 너무 많아서 고민했는데, 결국 굉장히 귀하고 맛있지만 아는 분들이 별로 없을 이 생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옥두어는 옥돔과 혼동되기 쉬운 생선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백옥돔', '흑옥돔'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거나 아예 옥돔으로 둔갑해 팔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때 짝퉁 옥돔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김지민은 "알고 보면 옥돔 종류 중에서 가장 값비싸고 최고급으로 인식되는 게 바로 옥두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시로 아마다이'로 불리며 옥돔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다. 크기도 옥돔보다 크다. 2kg이 넘는 특대 사이즈도 있다.
국내에서는 옥돔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김지민이 구입한 1kg짜리 한 마리 가격은 2만5000원.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크기의 생물 옥돔이 4만~7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두 생선을 구별하는 방법도 소개됐다. 꼬리 지느러미의 경우 옥돔은 보라색, 파란색, 주황색이 선명하게 나타나지만 옥두어는 전반적으로 흐릿하다. 옥돔은 몸통 중앙에 한자 내 천(川)자 문양의 노란 선이 세로로 있고, 눈 아래 부분에 다이아몬드 문양이 하얗게 새겨져 있다. 옥두어에는 이런 특징이 없다.

김지민은 옥두어를 찜과 비늘구이 두 가지 방식으로 조리했다. 찜은 손질한 생선을 10분간 쪄낸 뒤 간장 소스를 곁들여 완성했다. 비늘구이는 한쪽 면의 비늘을 제거하지 않고 기름을 여러 번 부어가며 구워냈다. 김지민은 "옥돔과 옥두어는 비늘이 금태보다 두께가 있어서 여러 번 기름을 부어줘야 바삭하게 익는다"며 "절대로 비늘을 치지 마라. 옥두어는 비늘이 정말로 맛있는 생선이라고 새삼 느꼈다"고 했다.
먼저 찜을 맛본 김지민은 "생선 자체가 굉장히 포슬포슬하고 촉촉하며 부드럽다. 지방 맛은 많이 느껴지지 않고 은은하고 담백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정도 크기에 2만5000원이면 특별한 자리에 낼 만하다"고 말했다. 
옥두어를 찌는 과정에서 생긴 국물도 맛봤다. 소금과 후추를 추가했다. 김지민은 "곰국 같다. 신기하다. 이렇게 해서도 국물이 되는구나. 이거 버리면 안 되겠다"라고 말했했다.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은 김지민은 "서울 곰국 스타일이다. 진짜 맛있다. 너무 고급스럽다"며 연신 감탄했다.
비늘구이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그는 "날숨에서 고기 향미가 있다. 돼지껍데기 구웠을 때 나는 그런 기름진 향이 난다"고 표현했다. 그는 "찜보다는 이렇게 튀기거나 구웠을 때 열이 확 올라와서 지방이 느껴지는 것 같다. 굉장히 맛있고 특히 식감이 바삭바삭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태는 비늘이 굉장히 얇아서 두세 번만 기름을 부어줘도 확 일어나면서 바삭하게 익어버린다. 옥돔과 옥두어는 비늘이 금태보다 조금 더 두께가 있어서 여러 번 부어줘야 비늘이 바삭하게 익는다"고 설명했다.
맥주 한 잔을 곁들인 김지민은 "진짜 박수가 나올 맛이다. 음식이 주면 술을 안 탈 수가 없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옥두어는 옥돔의 그늘에 가려져 저평가받고 있지만 옥돔 못지않은 맛을 가진 생선"이라며 "간단하게 쪄서 간장 소스에 뜨거운 기름을 살짝 부어 먹기만 해도 정말로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에서 옥두어 생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에서는 말린 제품은 판매되지만 생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김지민은 제주도 동문시장이나 서귀포 올레시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제주도 내 쇼핑몰을 통해 택배로 주문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김지민은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이걸 옥돔이라고 팔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옥두어라고 명시하고 판매한다"며 "과거에는 백옥돔이니 흑옥돔이니 하는 명칭을 붙여서 판매해 소비자들이 헷갈렸는데, 예전에 비해 옥두어라는 표준명을 쓰는 업체가 굉장히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옥돔과 옥두어는 보통 말려서 판매된다. 김지민은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반건조로 주로 많이 이용되는 생선은 살에 수분이 많아서 잘 부서진다. 반건조하면 꾸덕꾸덕 말라지면서 덜 부서지고, 약간 맹맹했던 살에 감칠맛이 올라 유리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진다. 맛도 되게 진해지는 경향이 있다."
백화점에서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옥돔은 대부분 반건조 상태다. 이를 구워 먹거나 미역국을 끓여 먹는다. 김지민은 "옥돔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장점을 가진 생선인데, 생물로 먹었을 때는 살이 좀 많이 부서지고 흐물흐물하고 수분감이 많이 받쳐서 보통 말려서 이용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지민은 원산지 구별법도 알려줬다. 제주도 시장에서 국내산은 진공포장이 돼 있고 거기에 제주산 혹은 국내산이라고 표기돼 있다. 원산지 표기가 없다면 무조건 수입산이라고 보면 된다. 수입산 중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김지민은 "산화한 것을 잘못 사면 ‘쩐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기름에 튀기듯이 구워 먹으면 국산이나 중국산이나, 그게 옥두어가 됐든 옥돔이 됐든 미각으로 두드러지게 느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성비를 따지면 중국산 옥두어 말린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김지민은 옥두어에 대해 "옥돔의 그늘에 가려져 저평가받고 있는 생선이다. 옥돔 못지않은 맛을 가진 옥두어는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선 자체 풍미가 그렇게 강한 생선은 아니다. 수분감도 많다. 근데 생물은 생물 대로 포슬포슬하고 촉촉한 맛이 있다"며 "그것을 가장 잘 살린 게 찜이다. 화려하게 요리할 필요는 없고 간단하게 쪄서 간장 소스에 끓는 기름을 살짝 부어 먹기만 해도 정말로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