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식서 고개 숙여 사과 “이제 국가가 책임지겠다”

2025-10-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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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양복 입고 추모사 영상에 등장한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정부 차원의 책임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광화문 북광장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 영상 추모사를 보내 "3년 전, 서울 한복판 이태원 골목에서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너무나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며 "즐거워야 할 축제의 현장이 한순간에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바뀌었던 그날의 참상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별들과 함께, 진실과 정의로'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개최한 추모 행사다.

김민석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모습 /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모습 / 연합뉴스

검은 양복을 입은 이 대통령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날, 국가는 없었다"며 "지켜야 했던 생명을 지키지 못했고, 막을 수 있던 희생을 막지 못했다. 사전 대비도, 사후 대응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 것이란 신뢰는 사라지고 각자도생 사회의 고통과 상처만 깊게 남았다"며 "감히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음을 잘 알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참사 유가족과 국민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의 대응 방향에 대해 "이제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미흡했던 대응, 무책임한 회피, 충분치 않았던 사과와 위로까지, 이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하나하나 바로 잡아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시는 국가의 방임과 부재로 인해 억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며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기본과 원칙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을 향해서는 "애끊는 그리움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유가족들에게 국가가 또다시 등 돌리는 일, 결단코 없을 것"이라며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국민의 생명이 존중받는 나라,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추모사를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고 말하고 다시 한번 허리를 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총 두 차례에 걸쳐 고개를 숙여 사과와 애도의 마음을 표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골목 / 뉴스1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골목 / 뉴스1

이태원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 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길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시민 159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세월호, 이태원, 무안 여객기,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주요 재난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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