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밴 나무 도마…'이렇게' 하면 새것처럼 변신한다
2025-10-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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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씻는 것만으로는 쉽게 없애기 힘들어
나무로 된 도마나 서빙보드는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음식의 질감을 살려주는 기본 주방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을 고려한 선택으로 플라스틱 도마 대신 나무 도마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무 특유의 흡수력으로 인해 고유의 냄새가 배어 나오기 쉽다. 고기, 생선, 치즈, 샐러드 재료 등 다양한 음식이 오가는 과정에서 스며든 냄새는 물로 씻는 것만으로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냄새가 밴 도마 위에서 다시 음식을 다루는 일은 꺼려질 수밖에 없다.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나무가 갈라지거나 휘고, 색이 바래기도 한다. 물에 오래 담가두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냄새는 남고, 도마 상태만 악화된다.
악취의 원인은 습기와 기름이다. 나무는 다공성 소재로 음식의 수분과 기름을 흡수한다. 세척 후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잔여 수분이 박테리아의 번식 환경을 만든다. 이 세균들이 냄새의 원인이 되며, 도마에 생긴 미세한 금 역시 세균이 자리잡는 틈이 된다.
서빙보드는 올려두는 음식 종류가 문제다. 샤퀴테리 같은 가공육이나 치즈, 크래커류는 오랜 시간 나무 위에 놓여 있으며, 높은 수분과 지방 함량으로 인해 냄새와 기름이 나무결 안으로 쉽게 스며든다. 이렇게 밴 냄새는 단순한 세척으로는 빠지기 어렵다. 그래서 레몬의 산과 소금의 입자가 청소에 효과적인 이유다.
전문가들은 나무 도마의 질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재료로 레몬, 소금, 오일을 추천한다. 이 세 가지는 천연 세정제 역할을 하며, 냄새의 강도에 따라 조합을 달리할 수 있다. 냄새와 얼룩을 동시에 제거하고 싶을 경우, 레몬 반쪽에 베이킹소다를 묻혀 문지른다. 냄새가 더 강할 때는 소금 사용이 낫다. 곱게 간 소금은 나무 표면을 부드럽게 벗겨내면서도 결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미네랄오일을 발라주면 도마의 수분 균형이 유지되고 은은한 광택과 보호막이 생겨 새 것 처럼 사용할 수 있다.

레몬을 활용한 냄새 제거는 간단하지만 주의도 필요하다. 반쪽 레몬으로 소금이나 베이킹소다를 문질러 준 뒤, 즙과 가루가 섞인 상태로 잠시 그대로 두는 방식이다. 이후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지근한 물로 헹구고, 수건으로 꼼꼼히 닦아 마무리한다. 냄새가 사라졌는지 확인한 뒤 식용유를 얇게 발라주면 된다.
다만 레몬즙을 너무 오래 방치하면 나무가 손상될 수 있다. 산성이 강한 레몬은 나무 섬유질을 분해하고 미세한 틈을 만들 수 있어, 청소 후에는 반드시 잔여물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이후에는 수건으로 철저히 건조시켜야 하며, 물기를 남기면 나무 내부까지 수분이 스며들며 뒤틀림이나 변형이 생긴다.
보관 방식도 중요하다. 도마를 눕혀 놓으면 통풍이 어렵고, 습기가 남기 쉽다. 반드시 세워서 보관해야 하며, 오일을 바른 뒤에도 세워 말려야 나무가 숨을 쉴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수년이 지나도 형태가 유지된다.
가장 확실한 관리법은 처음부터 냄새가 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음식물을 올리기 전 유산지나 베이킹페이퍼를 깔면 기름과 수분이 직접 닿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용 후에는 찌꺼기를 바로 제거하고, 미지근한 물로 씻은 뒤 마른 수건으로 즉시 닦아낸다. 자연건조에 맡기기보다 손으로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처럼 몇 분의 관리로 도마의 수명은 수년 연장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