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위암, 너무 안 먹으면 더 위험해지는 이유
2025-10-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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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의 위암 투병, 그 후 근황은?
조용히 자라는 침묵의 암, 위암의 모든 것
배우 이정섭이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29일 MBN '특종세상' 측은 '배우 이정섭, 죽지 않기 위해 기도한 사연'이라는 선공개 영상을 게재했다. 이정섭은 과거 위암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015년 건강 프로그램에서 내시경을 했다. 근데 대표 PD가 '내시경을 해보니 위암 말기'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정밀 검진을 해보니 말기가 아닌 1기 초였고, 위를 4분의 3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위암은 완치됐지만, 이후 덤핑증후군을 앓았다고도 밝혔다. 덤핑증후군은 위 절제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음식물이 소화과정을 다 거치지 못하고 소장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오심, 구토, 현기증, 발한 등의 증상을 일컫는다.

◆ 위암, 가장 흔하지만 가장 늦게 발견되는 암
한국인에게 위암은 여전히 ‘가장 익숙한 암’이다. 국내 암 발생률 통계에서 위암은 남성 1위, 전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익숙하다는 이유로 방심하기 쉽다. 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검진이 생명을 지키는 첫 관문이 된다.
◆ 조용히 자라는 암, 신호는 ‘소화불량’에서 시작된다
위암은 위 점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생긴다. 문제는 초기에 특별한 통증이 없다는 점이다. 단순한 소화불량, 식후 더부룩함, 구역감, 체중 감소 등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친다.
의사들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소화불량은 반드시 위내시경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40세 이상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2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위암의 대부분은 내시경으로 발견할 수 있으며, 조기 발견 시에는 수술만으로 완치율이 90%에 이른다.
◆ 위암의 주범, 헬리코박터균과 짠 음식
위암의 주요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다. 이 균은 위 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세포 변화를 촉진하고, 장기간 방치되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 여부는 간단한 호흡 검사나 혈액 검사로 확인할 수 있으며, 항생제 치료를 통해 제거가 가능하다.
짠 음식 역시 위암의 대표적 위험 요인이다. 소금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일본 등 짠 음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절인 반찬, 젓갈, 라면 등 고염식품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식단을 균형 있게 구성하는 것이 예방의 기본이다.
흡연과 음주도 위 점막을 손상시켜 발암 가능성을 높인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위암 위험이 약 2배 높고, 특히 음주와 병행할 경우 위점막 재생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 위암 예방 식단, ‘덜 짜고 더 신선하게’
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은 식단 조절이다. 짠맛이 강한 음식보다 자연의 단맛과 신맛을 살린 조리법이 좋다. 신선한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는 위 점막을 보호하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브로콜리, 양배추, 마늘, 생강은 위암 예방 식품으로 자주 언급된다.
양배추에 들어 있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은 위 점막 재생을 돕고, 마늘 속 ‘알리신’은 헬리코박터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식사를 급하게 하지 않고, 충분히 씹는 습관 또한 위의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생활습관이다. 식사 후 바로 눕거나 과식을 반복하면 위산 역류로 점막 손상이 쉽게 일어난다.
◆ 수술만이 답은 아니다,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다
과거에는 위암이 발견되면 대부분 위 절제술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기 위암의 경우 내시경 절제술이 활발히 시행된다. 암이 점막층에 국한돼 있으면 내시경으로 병변을 제거해도 재발 위험이 낮고, 회복이 빠르다.
진행성 위암의 경우 항암치료나 표적치료, 면역항암제 등 다양한 치료법이 병행되고 있다. 특히 HER2 단백질이 과발현된 위암 환자에게는 표적치료제가 효과를 보이고, PD-1 면역항암제는 일부 환자에서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늘린다는 보고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조기 위암은 거의 증상이 없지만, 내시경을 통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만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무료 위내시경 또는 위장조영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 위를 위한 생활 습관, 오늘부터 실천하기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습관이 기본이다. 공복 시간이 지나치게 길면 위산이 점막을 자극해 염증이 생기기 쉽다. 반대로 야식이나 과식도 위에 부담을 준다. 커피, 탄산음료, 매운 음식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위산 분비를 늘리고 혈류를 떨어뜨려 점막 회복을 방해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위암은 무섭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은 아니다. 정기적인 검사, 절제된 식습관, 생활 속 실천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조용히 다가오는 위암의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