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자동차 관세는 얼마나 떨어졌을까?

2025-10-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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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 달러 투자, 한미의 파격적 경제 동맹 시작

한미 양국이 관세협상 세부 사항에 최종 합의하며 대규모 투자 협력의 물꼬를 텄다.

이번 합의로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관세 인하를 통해 교역 활성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이 관세협상 세부 사항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양국 간 투자 구조와 관세율 조정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그간의 이견이 해소되면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합의 내용에 따르면, 양국은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2000억 달러는 현금 형태로,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집행된다. 현금 투자는 한꺼번에 진행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김 정책실장은 “2000억 달러 현금 투자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 진척도에 따라 분할 투자될 것”이라며 “연간 상한을 설정함으로써 외환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합의에는 조선업 분야의 전략적 협력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양국은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통해 15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한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조선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이 높은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 내 조선산업 재건에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조선 기자재와 선박 설계 기술 이전, 친환경 선박 공동 개발 등이 핵심이다. 한국의 기술과 미국의 자본이 결합된 형태로,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기술, 인력, 시장을 포괄하는 종합적 파트너십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한편 관세 협상 타결로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15% 인하하기로 했다. 상호관세 인하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양국 간 교역 장벽이 완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관세 인하로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대미 수출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협상의 결실이다. 특히 미국 측이 무역적자 완화와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으나, 한국의 단계적 투자안 제시가 균형점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전략적 상생 모델’로 평가한다. 단순한 투자나 관세 조정에 그치지 않고, 산업 구조를 함께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조선업 협력은 단순한 산업적 연대가 아니라, 양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대에 공동 대응하는 의미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고용 창출과 기술 교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추가적인 경제협력 분야도 모색할 계획이다. 에너지, 첨단 반도체, 방산 등 미래산업 영역으로 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한미 경제 동맹이 실질적 투자와 산업 협력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는 단기적으로 양국 교역 확대와 투자 활성화를, 장기적으로는 산업 동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 양국의 협력 축이 ‘안보 중심’에서 ‘경제 중심’으로 확장되는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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