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구입... 백악관 대변인이 “한국서 샀다”라며 인증한 제품의 정체
2025-10-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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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글로벌 위상 드높인 사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동행한 백악관 대변인이 한국 화장품 구매 인증샷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K뷰티의 글로벌 위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한국에서 산 스킨케어 제품(south korea skincare finds)"이라는 글과 함께 한국 화장품 제품들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은 조선미녀, 메디힐, 토리든, VT코스메틱 등 다양한 국내 브랜드 제품을 담고 있다. 한때 품절 대란을 일으킨 리들샷을 비롯해 마스크팩, 세럼, 오일, 스킨케어 패드 등 총 12개 제품이 담겼다.

사진 속 일부 제품엔 '올리브영 기획 상품' 문구가 적혀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인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현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93%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K뷰티 체험 공간이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최근 수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한국은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화장품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올해 초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위상은 확고하다.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 면에서 샤넬, 랑콤 등 프랑스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도 한국 화장품은 3년 연속 수입 화장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효과적인 마케팅에서 나온다. 틱톡, 인스타그램, 중국의 샤오홍슈(레드노트) 등을 통해 K뷰티 제품들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일본을 출발해 오전 11시 32분쯤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마린원 헬기로 경주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특별연설을 했다.
이어 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났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나눈 뒤 양옆으로 도열한 의장대를 따라 깔린 레드카펫을 밟으며 박물관 안으로 함께 들어섰다. 양 정상은 장내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의장대를 함께 사열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한국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실의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강경화 주미대사 등이 배석했다.
환영식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다. 또한 특별 제작한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로 전달했다. 천마총 금관은 신라시대(기원전 57년~935년) 유물로, 경주에서 발굴된 왕실 유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한 가장 아름답다"며 "지금 당장 착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식 환영식 직후 오찬을 겸해 열린 회담은 87분간 진행됐다. 양국은 수개월간 협상해온 무역협정의 세부사항을 최종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열린 만찬에서 "한국과의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투자를 2000억 달러의 현금 투자와 1500억 달러의 조선 협력 투자로 분할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현금 투자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로 제한해 분할 지급되며, 초기 투자금 회수 전까지 수익을 50대 50으로 분배하기로 했다.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만 추진하며,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이 이끄는 투자위원회가 잠재적 프로젝트를 평가한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미국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62억 달러 상당의 보잉 항공기 103대와 137억 달러 상당의 GE 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을 구매하기로 했다. 한국 공군은 미국 기술회사와 항공기 개발을 위해 23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은 현재 미국과의 협정에 따라 원자력 재처리가 금지돼 있어 미국의 승인이 필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소셜미디어에 "군사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국이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식이고 훨씬 덜 기동성 있는 디젤 잠수함 대신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잠수함이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미국 내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쟁(1950~1953년) 이후 정전협정 상태인 남북한 문제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겠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다"며 이번 방문 중에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협상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