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나타났지...한밤 부산 해운대서 7마리 떼로 출몰한 '위험동물' 정체
2025-11-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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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야생 손님, 멧돼지의 기습 등장
도심 밖으로 튀어나온 멧돼지, 주민들 긴장
한밤의 부산 해운대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지난 29일 오후 10시께 해운대구 운촌 산책로 일대에서 멧돼지 7마리가 떼로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도심 한복판에서 멧돼지 무리가 목격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고 현장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멧돼지 무리는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당국은 인근 산책로와 주택가를 중심으로 수색했지만, 별다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운대구청은 즉시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해 “멧돼지가 출현했다”며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비슷한 시각, 전북 전주 도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밤 전주의 한 교차로 한복판에 멧돼지 한 마리가 출몰해 왕복 6차로를 가로지르며 차량과 행인들을 위협했다. 주차장을 서성이던 멧돼지는 갑자기 도로로 뛰쳐나와 운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 목격자는 “갑자기 튀어나와 부딪칠 뻔했다. ‘달그락’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너무 커서 진짜 식겁했다”고 전했다.
멧돼지는 도심 곳곳을 활보하다 인후동과 태평동, 서노송동 등지로 이동한 뒤 사라졌다. 주민 신고가 잇따르자 소방과 경찰이 한 시간 넘게 수색을 벌였지만, 끝내 포획에는 실패했다. 현재까지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도심 멧돼지 출몰은 이례적이지만, 가을철에는 점점 잦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10~11월은 멧돼지가 월동을 앞두고 먹이를 찾기 위해 활동 반경을 넓히는 시기다. 산과 맞닿은 주택가나 농경지 주변은 물론, 인근 도심까지 내려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멧돼지는 최대 몸무게가 300㎏에 달하며, 순간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시야가 좁고 예측이 어려운 성질 탓에 자극을 받을 경우 돌진하는 등 공격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전국 곳곳에서 멧돼지로 인한 인명 피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야생 멧돼지를 마주쳤을 때 절대 자극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큰 소리를 내거나 돌을 던지는 등 위협 행동은 오히려 공격을 유발할 수 있다. 등을 보이지 말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 차량이나 건물 등 안전한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 최선이다.
등산객의 경우 지정된 등산로 외 샛길로 들어가지 말고, 야간 산행은 피해야 한다. 또한 농경지 피해나 멧돼지 출몰을 목격했다면 즉시 112나 119로 신고해야 한다. 당국은 최근 들어 멧돼지 신고가 전국적으로 급증함에 따라 포획단과 긴급 대응팀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의 도심 진입은 먹이 부족과 서식지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단기적으로는 주민 안전이, 장기적으로는 생태계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심까지 내려온 야생 멧돼지. 인간의 생활권과 맞닿은 자연 속에서 이들이 출몰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만큼,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한 경계심과 대응 요령 숙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