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무너졌다…국민술 순위 뒤바뀌게 한 '이것' 정체 (+이유)

2025-11-01 15:00

add remove print link

국민술의 몰락, 소주와 맥주의 주세 전쟁
하이볼 열풍과 주류 시장의 새로운 바람

'국민술'로 불리던 희석식 소주의 아성이 무너졌다. 희석식 소주 주세가 맥주에 약 1200억 원의 격차를 내주며 5년 만에 처음으로 맥주 주세가 소주를 앞질렀다. 이는 52년 만의 주세법 개정 이후 처음 발생한 역전 현상으로, 국내 주류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무너진 소주 아성 / 뉴스1
무너진 소주 아성 / 뉴스1

지난 30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종별 주세 징수 현황(2020~2024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주세는 1조 2385억 원을 기록하며 희석식 소주 주세(1조 1094억 원)를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 e-나라지표에 따르면 종가세가 적용되던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맥주 주세가 희석식 소주보다 적었던 적은 없었다.

이러한 변화는 2020년 1월 시행된 주세법 개정의 영향이다. 기존에는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 대비 세 부담에서 종가세(가격 기준)가 적용됐으나,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2019년 11월 법을 개정해 종량세를 부활시켰다.

개정안 시행 직후인 2020년 맥주 주세는 1300억 원 넘게 급감했으나, 이후 2023년까지는 희석식 소주 주세가 맥주를 연간 1000억 원 안팎으로 꾸준히 앞서왔다.

1위 오른 맥주 / 뉴스1
1위 오른 맥주 / 뉴스1

다만 이번 주세 역전 현상이 맥주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도 있지만, 희석식 소주 주세의 낙폭이 훨씬 더 큰 것이 핵심 이유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희석식 소주 주세는 전년(1조 3496억 원) 대비 17.8%(2402억 원)나 대폭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맥주 주세는 전년(1조 2622억 원) 대비 약 237억 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맥주 주세가 소주를 앞지르는 현상이 발생했지만, 이는 소주 시장의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결과로 해석된다.

소주와 맥주 주세는 전체 주세 수입의 92%를 차지하는데, 실제로 이 두 주종의 주세는 동반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수준으로 회귀한 수치이다.

희석식 소주와 맥주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일부 주종은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탁주, 약주, 과실주 등 대부분 주종의 주세가 감소한 반면, 하이볼 열풍에 힘입은 리큐르 주세만 전년 대비 102억 원 늘어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반 증류주 주세 역시 51억 원가량 증가하며 2배 이상 확대됐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