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이면 괜찮겠지 싶었던 ‘이것’, 알고 보니 이런 이유가 있었다

2025-10-31 09:50

add remove print link

정품 이미지 도용...소비자 직접 구분 어려워
최대 97% 할인 제품 대부분 위조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초저가로 팔리는 브랜드 제품 상당수가 모두 위조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요즘 온라인을 보다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싼 가격이 눈에 띈다. 정가 수십만 원짜리 가방이 몇천 원에, 고급 화장품이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올라와 있다. 한 번쯤은 ‘이 가격이면 그냥 시도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지만 이런 제품들 중 상당수가 모두 위조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초저가로 판매 중인 브랜드 제품을 점검한 결과 전 제품이 정품과 일치하지 않는 위조상품으로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최근 C-커머스를 중심으로 위조상품 유통이 급증하는 데 따른 조치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주요 해외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12개 브랜드의 16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가공인시험기관인 KATRI시험연구원이 분석을 진행했다.

◈ “최대 97% 할인”… 알고 보니 모두 짝퉁

조사 대상은 가방 7개, 의류 1개, 화장품 6개, 소형가전 2개 제품으로, 정상가 대비 33%에서 최대 97%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그러나 전 제품이 정품과 외관과 소재, 표기사항에서 모두 불일치했다.

특히 가방과 의류 8개 제품은 로고 모양과 색상, 자석과 지퍼, 가방끈 연결 고리 등 부자재의 형태가 달랐고 섬유 혼용률과 제품명 표기에도 오타가 다수 발견됐다. 동일한 제품을 플랫폼별로 각각 구매했을 때도 불일치 사유가 동일하게 나타나 공급 단계에서 조직적으로 위조상품을 유통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화장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5개 브랜드의 기초제품 6개 전부가 정품과 달랐다. 용기와 포장재 소재, 제품 로고의 폰트 구성, 표시 항목 배열 등이 정품과 다르고 일부 제품은 주요 성분 자체가 달랐다. 한 브랜드의 클렌징오일은 정품이 식물성 오일을 주성분으로 사용했지만 검사 제품은 미네랄 오일이 사용됐고, 세럼 제품은 오일층 형상이 정품과 달랐다. 성분이 다를 경우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시는 설명했다.

위조 의심 제품 이미지 / KATRI시험연구원, 서울시 제공
위조 의심 제품 이미지 / KATRI시험연구원, 서울시 제공

◈ 정품 이미지 무단 사용… 소비자 피해 우려

소형가전 부문에서는 무선 이어폰과 헤어드라이어 두 제품이 점검 대상이었다. 로고와 스위치 표시, 제품 마감 등 세부 디자인이 정품과 달랐으며 유명 상표 제품의 경우 유사 디자인이 많아 소비자가 위조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위조상품을 직접 비교하면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판매자가 브랜드명이나 정품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위조 여부를 알아채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상품은 위조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브랜드 공식 판매처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식재산권 정보서비스 ‘키프리스(KIPRIS)’를 통해 등록 상표나 로고 디자인을 확인하고, 제품 설명과 후기,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와 꼼꼼히 비교한 뒤 구매할 것을 당부했다.

시는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을 요청했으며, 앞으로도 안전성 검사와 위조상품 유통 실태 점검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결과를 신속히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직구 거래로 피해를 본 소비자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02-2133-4896)이나 120다산콜센터, 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해외직구 위조상품은 단순한 소비자 피해를 넘어 기업의 신뢰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다”며 “앞으로도 해외직구 상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해 위조상품 유통을 신속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