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트럼프 초청해놓고 조롱한 거 아냐?” 말까지
2025-10-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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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트럼프를 다루는 법을 안다” vs “왕권에 대한 야망 은근히 조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관을 쓴 채 멜라니아 여사와 왕관을 쓰고 춤을 추는 합성 영상. 그가 왕관을 쓴 채 전투기를 몰고 시위대 위로 오물을 투척하는 모습. 금관 앞에서 황홀한 표정을 짓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소재로 한 밈(Meme)이 미국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X, 틱톡, 레딧, 유튜브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받은 금관을 소재로 한 각종 풍자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쓴 채 멜라니아 여사와 손을 잡고 춤을 추는 합성 영상은 수백만 회 이상 재생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네티즌 등은 "한국이 트럼프를 트롤링(조롱)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집중됐다. 한 레딧 한 이용자는 "한국이 트럼프를 트롤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썼고, 다른 이용자는 "훌륭하다. 이 선물은 트럼프의 허영심에 호소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왕권에 대한 야망을 은근히 조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매체 틸라(Tyla)는 "전문가급 트롤링"이라고 표현했다. 한 X 이용자는 "그는 자신이 조롱당하고 있다는 걸 깨닫기엔 너무 멍청하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한국에서도 '노 킹스' 시위가 있었는데, 이게 그들의 은근한 조롱 방식이길 바란다"고 댓글을 달았다.
경주에서 열린 금관 수여식은 우정과 공동 번영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온라인에서는 풍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한 이용자는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를 달래는 법을 안다"고 비꼬았고, 다른 이용자는 "이게 아이러니한 건지 진지한 선물인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미국 외교 전문 매체들은 금관 선물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를 정확히 공략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NBC 뉴스는 "아시아 정상들이 트럼프를 아첨하고 기쁘게 하려는 모든 기회를 활용했다"며 "그의 관세와 다른 정책들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따뜻한 환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Axios)는 미국은 480달러 이상의 개인 선물을 보관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2017년 민주당 의원 200명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외국 헌금 조항 위반으로 고소했으나 2020년 기각됐다고 전했다.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략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금관은 한국 대통령의 백악관 금장식 선호를 고려해 선택했다"며 "국빈 만찬에는 '금'을 테마로 한 디저트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금빛 감귤 디저트 접시에는 금으로 장식한 브라우니와 제철 과일이 제공됐으며, 접시에는 "PEACE!(평화)"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미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트럼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영리하게 판을 짰다", "트럼프는 반짝이는 금빛 물건에 약하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트럼프가 받은 왕관의 왕조는 재정 불안, 과도한 세금, 부의 불평등, 그리고 왕에 대한 대규모 반란으로 무너졌다"고 역사적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이재명 대통령은 다른 세계 정치·비즈니스 지도자들처럼 트럼프에게 선물 공세를 펼칠 방안을 생각했다"며 "이런 선물 공세들은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골적 시도"라고 분석했다. 타임은 다른 세계 지도자들이 골프채, 훈장, 트로피 등으로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 했으나 이 대통령은 황금 왕관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왕관을 쓴 모습과 함께 '왕 만세'라는 문구가 적힌 가짜 타임지 표지를 백악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적이 있다고 상기했다. 실제로 백악관 공식 X 계정은 지난 2월 트럼프 데통령을 왕관을 쓴 모습을 담은 가짜 타임 표지를 게시하며 "왕 만세"라고 쓴 바 있다.
금관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화제다. 그는 "정말 아름답다. 특별하다"며 기쁨을 표현했고, "지금 당장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자신의 기념관에 전시하라고 수행원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왕처럼 대접받는 동안 일부 한국인이 근처에서 '노 킹스' 시위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시위 참가자들이 '노 킹스', '트럼프 불환영'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이는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노 킹스' 시위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은 일부 한국 시민단체, 야당 정치인들, 시민들이 높은 관세율, 미국의 가혹한 이민 정책, 대미 투자 강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위압적인 외교에 분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올해 6월 퓨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로서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한국인들의 비율이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보는 한국인들의 비율은 89%나 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