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봐야 더 재밌다…시청률 9% 태풍상사 '숨겨진 비밀' 있어

2025-10-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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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명작 드라마' 부제로…드라마 서사와 맞닿아

tvN '태풍상사' 부제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바로, 90년대 전후 향수를 부르는 드라마 제목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태풍상사' 종합 예고 . / 유튜브 '  tvN DRAMA'
'태풍상사' 종합 예고 . / 유튜브 ' tvN DRAMA'

1~6회까지 방영된 '태풍상사'의 부제 ‘폭풍의 계절’, ‘아스팔트 사나이’, ‘서울의 달’, ‘바람은 불어도’, ‘우리들의 천국’, ‘야망의 전설’ 등은 모두 90년대 무렵 방영됐던 드라마 제목이다. 특히 각 회차 이야기와 연관성이 있는 드라마 제목이 부제로 사용되면서 '태풍상사'만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다룬다.

'태풍상사' 1회 부제 '폭풍의 계절'은 말 그대로 폭풍 속으로 들어가는 주인공 강태풍의 서막을 알린다. 춤과 노래, 꽃을 사랑하던 압구정 날라리 강태풍이 IMF 외환위기 속에 아버지 강진영(성동일)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며 폭풍 같은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2회는 무너져가는 회사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진 태풍의 사투가 펼쳐진다. 원단을 실은 화물트럭을 막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 드러누운 엔딩은 그의 절박한 투혼을 응축했다. 이 회차의 부제는 '아스팔트 사나이'였다.

3회에선 태풍상사 부도 위기 앞에서 폐업이 아닌 사장이 되는 걸 선택한 태풍이 ‘서울의 달’ 아래 오미선(김민하)에게 상사맨이 돼 달라는 프러포즈로 설레는 엔딩을 보였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려는 두 청춘의 열정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달빛 같은 희망을 전했다.

4회의 부제는 '바람은 불어도'다. 이 회차에서는 계획적으로 사기를 친 표박호(김상호) 사장을 응징하고 자금을 마련한 태풍이 부산에서 안전화 ‘슈박’을 만나 드디어 판매할 물건이 생겨 상사맨의 재미를 느껴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하지만 압구정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 길바닥으로 내쫓기는 위기를 맞았다. 인생에 계속 '바람은 불어도' 의지를 불태우는 태풍의 모습이 부제와 맞닿아 있다.

'태풍상사' 부제. / tvN
'태풍상사' 부제. / tvN

5회 ‘우리들의 천국’은 태풍과 미선이 안전화 판로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그 안에서 함께 정을 나누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들만의 ‘천국’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의미했다.

6회 '야망의 전설'에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발로 뛰는 열정으로 안전화 수출 계약이란 성공적 결과를 얻는 모습이 나온다. 방송 말미, 해운사 블랙리스트에 올라 물건을 보낼 수 없는 위기를 맞았지만, ‘원양어선’이란 기회를 찾아낸 태풍이 이번에도 IMF라는 시대 위에 피어난 ‘야망의 전설’을 쓸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았다.

이처럼 '태풍상사'의 부제는 서사와의 연관성으로 각 회차의 이야기와 감정선을 정교하게 비추며 재미와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극본을 맡은 장현 작가는 "눈부시게 꽃을 피우고 있는 K-드라마의 밑바탕에는, 80~90년대 한국 드라마가 있었다"며 "이제 드라마를 쓰게 된 내가 지난날의 드라마에 보내는 작은 헌사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7회와 8회의 부제는 각각 '산다는 것은'과 '젊은이의 양지'다. IMF의 한가운데서 '산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다시 양지를 향해 걸어가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라고 전했다.

'태풍상사'는 지난 6회 최고 시청률 9.6%(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인기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화제성 조사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드라마의 주연 배우 이준호는 10월 4주차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를 차지했고, '태풍상사' 역시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에 오르며 '대세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매 회 섬세한 부제 선정으로 향수를 부르고 동시에 드라마의 매력까지 더해가고 있는 '태풍상사'가 앞으로 남은 회차 동안 과연 어떤 부제와 이야기 전개로 뜻깊은 의미를 전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다음은 '태풍상사' 1~6회 부제로 사용된 드라마의 짧은 소개이다>

1. 폭풍의 계절: 젊은이들이 인생을 선택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 최진실, 김희애, 도지원 등이 출연했다.

2. 아스팔트 사나이: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하는 젊음의 열정을 그린 드라마. 이병헌, 정우성, 최진실, 이영애, 허준호 등이 출연했다.

3. 서울의 달: 서울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각자의 삶을 위해 애쓰는 소시민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 한석규, 최민식, 채시라 등이 출연했다.

4. 바람은 불어도: 가족의 따뜻한 정을 그린 드라마. 최수종, 유호정 등이 출연했다.

5. 우리들의 천국: 1990년대 대학생들의 꿈과 낭만, 사랑을 그린 드라마. 장동건, 김찬우, 한석규, 최진실 등이 출연했다.

6. 야망의 전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KBS2의 정치 드라마. 최수종, 채시라, 유동근, 이정현 등이 출연했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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