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2종 야생생물 산다…20년 기다려 드디어 국립공원 지정된 '부산 대표 명산'

2025-10-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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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24번째 국립공원 지정
자연생태, 문화자원 풍부…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부산을 대표하는 명산 금정산이 마침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2005년 시민사회가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운동을 벌인 뒤 꼬박 20년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금정산 자료사진. / 부산시 제공
금정산 자료사진. /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31일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 결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정산은 24번째 국립공원이면서, 한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

금정산은 강원 태백산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로 이어지는 국가 핵심 생태축인 낙동정맥이자, 자연과 역사·문화, 시민의 삶이 공존하는 대표적 도심 생태공간이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 인근에는 산의 이름이 유래한 금샘이 있는데, 샘물은 마르지 않으며 하늘에서 금빛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와 노닐었다는 전설이 있다.

금정산국립공원의 총 면적은 66.86㎢로, 이 중 약 78%가 부산 6개 자치구에, 나머지 약 22%는 경남 양산시에 걸쳐 있다.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백양산까지 아우른다.

금정산 자료사진. / 부산시 제공
금정산 자료사진. / 부산시 제공

◆ 20년간 국립공원 지정 공론화 지속

이번 지정은 1987년 소백산국립공원 이후 37년 만에 보호지역이 아닌 곳이 새롭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례로 더욱 의미가 깊다. 앞서 무등산(2013년), 태백산(2016년), 팔공산(2023년)은 기존 보호지역인 도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사례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논의는 지난 2005년 시민사회에서 처음 제기된 이후 20년 가까이 이어졌다. 특히 2014년에 10만 명 서명운동으로 지정 여론이 확산됐고, 2019년 6월 시가 환경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지난한 과정에서 ▲시민사회 ▲환경단체 ▲종교계 ▲전문가 ▲공공부문은 꾸준히 공론화 과정을 이어왔다. 특히, 금정산국립공원시민추진본부와 금정산국립공원지정시민네트워크 등 80여 개의 크고 작은 시민단체가 공론화 역할에 계속해서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은 높은 사유지 비율과 복잡한 이해관계 등의 난제로 수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범어사와 금정산국립공원추진본부, 부산시 등이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동의 및 상생발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금정산 야생 생물 자료사진. / 부산시 제공
금정산 야생 생물 자료사진. / 부산시 제공

◆ 1782종 야생생물 서식, 71개소 자연경관, 127점 문화자원…가치 높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타당성조사(2020~2021년)에 따르면 금정산은 자연생태와 역사문화, 경관적 측면 모두에서 국립공원 지정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우선 멸종위기종 14종을 포함한 1,782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식물 자주땅귀개, 천연기념물 수달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자연경관 71개소와 문화자원 127점이 분포하는 등 국립공원으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중 문화자원 수는 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1위 수준이며, 연간 312만 명의 탐방객 수도 전국 국립공원 5위 수준에 이른다.

◆ 탐방객 수 연간 400만 명 이상 기대

부산시는 이번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으로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고, 생태관광·환경교육·문화체험 등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도 전망했다.

금정산 일대의 문화유산 복원과 역사경관 정비를 통해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이 회복되고,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탐방객 수가 연간 4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관광 수입 증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는 향후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공원공단 등과 협력해 ▲탐방로 정비 ▲문화유산 복원 ▲생태계 보전 ▲주민지원사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시장은 “금정산국립공원 지정은 시민의 염원과 공공부문의 꾸준한 추진, 지역사회의 헌신이 함께 만들어낸 부산 공동체의 승리”라며 “금정산을 통해 부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도시이자 지속 가능한 녹색도시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정산, 구글 지도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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