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이어 제주도 발칵…바닷가에서 행인이 발견한 2억 5천만원어치 '이것'

2025-10-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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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가에서 차(茶) 포장지로 위장된 채 발견

제주 해안가에서 막대한 양의 향정신성의약품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 애월읍 해안 자료 사진 / 뉴스1
제주 애월읍 해안 자료 사진 / 뉴스1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31일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18분쯤 제주시 애월읍 해안에서 시민이 해양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 중 마약류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아내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수거한 물질은 중국산 우롱차 포장지 안에 백색 결정 형태로 밀봉돼 있었으며, 무게는 약 1kg에 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 마취제로 쓰이지만 오남용 시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신종 마약 케타민으로 판명됐다.

제주시 애월읍 해안에서 마약이 담긴 채 발견된 우롱차 포장지 /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제주시 애월읍 해안에서 마약이 담긴 채 발견된 우롱차 포장지 /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이 분량은 1회 투약 기준(0.03g)으로 계산하면 3만 3000명~3만 5000명이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시중 거래 가격으로 환산하면 2억 5000만원 상당이다.

해양경찰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 우연이 아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에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케타민 20kg이 발견됐다. 이는 66만명이 동시에 흡입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성산 해변에서 나온 케타민은 1kg씩 벽돌 모양으로 다져져 은박지와 투명 비닐로 싸여 있었고, 겉면에 한자로 '茶(차)'라는 표시가 있었다.

주목할 점은 이번에 애월 해안에서 발견된 물질의 포장 형태가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 임곡리 해변에서 발견된 마약류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이다.

해양경찰은 포항 앞바다에 떠있던 마약류 일부가 해류의 흐름을 타고 제주 연안으로 밀려들어왔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추적 중이다.

제주 해안가 수색 중인 해경 자료 사진 / 뉴스1
제주 해안가 수색 중인 해경 자료 사진 / 뉴스1

최근 제주에서는 마약류 밀반입 사례도 적발됐다. 지난 24일에는 30대 중국인 남성이 필로폰 1.2kg을 차 봉지로 위장해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태국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를 거쳐 입국한 이 남성은 캐리어에 차 포장으로 가장한 필로폰을 숨겨 수하물로 부쳤다. 제주에 도착한 뒤에는 SNS에 글을 올려 서울까지 마약을 운반해줄 사람을 물색했다.

하지만 가방을 넘겨받은 20대 남성이 내용물을 폭발물로 의심해 함덕파출소에 신고하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경찰은 27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의 한 숙박업소에서 이 중국인을 긴급 체포했고, 제주지방법원은 29일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를 근거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체포된 중국인은 "중국에서 알고 지내던 지인의 요구로 대가 없이 마약류를 밀반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밀수하려 한 필로폰 1.2kg은 4만여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제주가 마약 유통의 중간 거점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양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집중 조사에 나섰다. 케타민이 발견된 지점 인근 해상에 대한 추가 수색 작업과 함께 유입 경로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케타민 포장재에서 채취한 증거물에 대해 국과수에 DNA 검사를 의뢰했으며,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 해외 수사 기관과의 국제 공조 수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해안가에서 차(茶) 포장 형태의 백색 가루 또는 블록 형태의 물질을 발견할 경우 절대 개봉하거나 손으로 만지지 말고 즉시 해경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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