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 홍명보호에 소신 발언 “달라진 부분이 전혀 없다”

2025-10-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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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레전드의 어린 아이들을 향한 지원
한국 축구의 현주소, 무릎 상태, 손흥민 등에 대해 답하다

대한민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홍명보호에 대한 질문에 "달라진 게 없어서 아쉽다"며 소신 발언했다.

박지성 '한국 축구는...' / 뉴스1
박지성 '한국 축구는...' / 뉴스1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WI컨벤션에서는 제14회 JS 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이 열렸다. 박지성 이사장은 차범근 전 감독과 설기현, 박주호, 이근호, 박태환 등 한국 스포츠의 전설들과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는 성장 잠재력이 큰 예체능·학업 분야 학생 23명에게 장학금과 선물을 전달했다. 박지성이 이사장으로 있는 JS파운데이션은 매년 축구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지원해 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초등부 5명, 중등부 8명, 고등부 10명으로 총 23명이 재능학생으로 뽑혔다.

박지성 이사장은 "나 역시 어렸을 때 차범근 축구상을 받았다. 동기부여도 상당히 많이 됐고, '내 꿈을 이룰 수 있겠다'라는 믿음도 더 생겼다. 어린 시절 내가 성공으로 가는 길에 가장 큰 힘이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박지성은 최근 근황과 한국 축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우선 박지성은 현재 무릎 상태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현역 시절 두 차례 무릎 수술(2003년 연골판 부분 절제, 2007년 연골 재생)을 받을 정도로 무릎이 좋지 못했다. 그는 대표팀과 클럽을 오가며 장거리 비행을 반복한 여파로 무릎 상태가 악화돼 2011년 30세에 국가대표 은퇴, 2014년 33세에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박지성은 지난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매치’ 행사에 팬서비스 일환으로 출전해 56분을 뛰었다. 경기 이후 그는 내부자에 의해 "2층 계단도 올라가기 어렵다"는 근황이 전해졌고, 손흥민(LAFC)도 “지성이형, 괜찮은 거 맞아요?”라며 걱정했을 정도다.

현재 상태에 대해 그는 “지금은 괜찮은 상황이다. 경기 이후에는 좀 고생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일상생활하는 데 괜찮다”고 밝혔다.

다만 선수로서 또다시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수술이 필요해질 수도 있고, 나이가 들수록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어떻게 될지 몰라 내년에도 뛸지에 대한 확답은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작년 JS파운데이션 행사 / 뉴스1
작년 JS파운데이션 행사 / 뉴스1

박지성은 최근 A매치 관중 감소에도 우려를 표했다.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전에서 6만 6000석 규모의 경기장에 2만 2026명의 팬들만 입장하며, 텅 빈 관중석이 눈에 띄었다.

그는 “월드컵 기간이 아님에도 늘 만석에 가까웠는데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팬들의 등을 돌리게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더 잘 찾아봐야 한다. 경기력의 문제일 수도, 다른 문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번 떠난 팬들이 돌아오는 건 어렵다는 것을 지난 20년 동안 배워왔다. 관중이 다시 줄어든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10월 브라질전 0-5 대패와 관련해선 선수단 내부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대패 속에서도 선수들이 감독의 능력과 전술을 얼마나 믿느냐가 중요하다”며, 2002년 월드컵 1년 전 프랑스에 0-5로 졌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설명과 과정에 대한 신뢰로 흔들리지 않았던 경험을 떠올렸다.

다만 “ 최근 몇 년간 브라질과 3번째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달라진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점이 굉장히 아쉽다. 하지만 파라과이전을 통해 분위기를 조금 반전한 건 그나마 다행이지 않나 싶다"며 아쉬움을 토했다.

내년 6월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전망에 대해 그는 “멤버 구성만으로는 가장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대표팀”이라면서도 “그 기대에 걸맞은 과정이었는지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다. 현실적인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 선수 개개인과 팀이 더 잘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배 손흥민을 향한 응원과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의 미국행에 대해서 그는 "나로서는 좀 더 유럽 리그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면서도, "선수 커리어나 본인이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 점에 대해선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미국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거라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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