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게 패하자 폰세가 주머니에 넣은 ‘이것’…야구팬들 난리 났다
2025-11-0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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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나나? 남나?…시선 끈 폰세의 행동
2025년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의 통합우승 세리머니가 이어지는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하나둘 더그아웃을 빠져나가는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바로 올 시즌 KBO리그를 지배한 ‘괴물 에이스’ 코디 폰세였다.
지난달 31일 LG에게 패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폰세는 한참 동안 LG 선수단의 우승 축하 장면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잠시 후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한화 팬들의 함성은 장내 아나운서의 우승 멘트에 묻혔고, 폰세는 천천히 더그아웃을 향해 걸어갔다.
이날 팬들의 눈에 포착된 장면 하나. 폰세가 마운드 근처의 흙을 손바닥으로 쓸어 모아 자신의 유니폼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었다. 그 한 동작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는 왜 흙을 챙겼을까. 한국을 떠나기 전의 마지막 인사였을까, 아니면 또 다른 다짐이었을까.
한국에서 마지막일지도…폰세의 의미심장한 제스처
폰세의 이 행동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었다. 야구 팬이라면 이 장면을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을 느꼈을 것이다. 2013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역시 마지막 등판을 마친 뒤 마운드의 흙을 고이 담아 돌아갔다. 그에게 흙은 끝과 감사를 상징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다. 전국 고교야구 고시엔 대회에서 탈락한 팀 선수들이 구장의 흙을 주머니에 담아 돌아가는 전통이다. '이 흙을 다시 밟겠다'는 재기의 상징이기도 하다. 폰세의 ‘흙 줍기’ 장면은 바로 그 전통을 떠올리게 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작별의 사인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다시 돌아오겠다는 다짐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엇갈렸다.
KBO를 지배한 한 시즌, 기록으로 증명된 ‘괴물의 해’

폰세는 2025년 시즌 내내 ‘넘사벽’이었다. 정규시즌 29경기에서 17승 1패, 평균자책점(ERA) 1.89, 180⅔이닝을 소화하며 252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이 기록은 KBO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승률 0.944는 외국인 선수 최초의 ‘투수 4관왕’을 달성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리그 MVP는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한화의 마운드는 폰세가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버텼다. 그의 존재감은 시즌 중반 이후 폰세가 던지는 날이면 이긴다는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가을야구에서도 빛났던 한화의 기둥 정규시즌에 이어 가을야구에서도 폰세의 투혼은 계속됐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6이닝 7피안타 6실점·5자책점), 5차전에서 5이닝 9탈삼진, 1실점으로 에이스다운 복귀를 알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3차전에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팀 유일한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그가 다시 마운드에 오를 기회는 없었다. 한화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만약 5차전에서 승리했다면 폰세는 6차전 혹은 7차전에서 또 한 번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즌은 그의 손끝에서 끝나지 못했다.
MLB 스카우트들이 지켜본 한 시즌…"폰세, 미국행 유력"
폰세는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집중 관찰 대상이었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이 대전, 잠실, 사직 등 주요 경기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고, 그의 구속과 구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52㎞, 최고 157㎞까지 측정됐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완성형 피처로 평가받았다.
KBO리그에서 이 정도 성적을 낸 외국인 투수는 대부분 MLB 혹은 일본프로야구(NPB)로 진출했다. 따라서 폰세의 MLB행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떠나면 공백, 남으면 전설…한화의 최대 과제
한화 이글스에게 폰세의 존재는 단순한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이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7년 만에 가을야구를 이끈 상징이었다. 만약 폰세가 MLB로 떠난다면, 한화는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가장 큰 숙제가 된다.
올 시즌 폰세가 책임진 17승은 팀 전체 승수의 30%에 해당한다. 한화의 올 시즌 56승 중 거의 3분의 1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대체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경험 많은 외국인 투수라도 KBO 적응에는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는 폰세 이전에도 수차례 외국인 투수 교체를 거듭하며 안정적인 1선발을 찾지 못했었다.
폰세는 어떤 선택을 할까…그는 정말로 MLB에서도 통할까?
현재 폰세의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KBO리그 잔류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그가 MLB 복귀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는 것이 한화 측 입장이다. 팬들은 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주머니 속 흙이 이별의 기념품이 될지, 다시 돌아올 약속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150㎞대 직구와 정교한 슬라이더, 커맨드 능력은 이미 MLB 레벨에서도 통할 자질로 평가된다. 다만 30세를 앞둔 나이와 부상 리스크가 변수다.
그렇다면 한화는 어떤 대응을 할까. 구단은 폰세가 떠날 경우를 대비해 이미 외국인 투수 영입 시장을 탐색 중이다. 동시에 국내 투수진 육성 강화 계획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