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싹 쓸어 담았다…쿠팡이 ‘6600톤’ 넘게 사들인 ‘이곳’ 과일 정체

2025-11-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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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시들어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다?!

올해 들어 온라인 유통 강자 쿠팡이 지방의 과일을 대거 사들이며 지역 농가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있다. 폭염과 폭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쿠팡이 인구감소지역 중심으로 6600t(톤)이 넘는 과일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자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자료사진. / 뉴스1

쿠팡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 과일 매입량은 6600t을 넘어 연말까지 7000t 돌파가 확실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사과·참외·수박·복숭아·자두 등 30여 종의 지역 대표 과일이 쿠팡의 물류망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새벽배송으로 전달되고 있다.

쿠팡이 매입한 과일의 산지는 대부분 인구 감소 또는 소멸 위험 지역이다. 올해 1~9월 기준, 쿠팡은 전남 영암·함평, 충북 충주, 경북 성주·의성·영천·고령 등 7개 지역에서만 6600t을 매입했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인구소멸위험진입지역에 포함된 지자체들이다. 쿠팡은 이들 지역의 농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직매입 형태로 과일을 사들이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실제 수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쿠팡의 과일 매입량은 '2022년 3430t → 2023년 5610t → 2024년 5870t'을 거쳐, 올해 9월 말 기준 이미 6600t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7000t을 달성할 경우, 3년 만에 매입량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쿠팡은 과일 매입 확대 배경으로 물류 인프라 확장을 꼽았다. 그동안 도서산간·지방 농가들은 물류비 부담 때문에 신선 과일의 온라인 유통이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프레시 시스템이 전국으로 확장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쿠팡 냉장 배송차가 농가 현장에서 직접 픽업해 새벽배송망에 연결하면서 고령 농업인들의 물류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고령군의 올해 과일 매입 규모는 49t으로, 작년 대비 13배 이상 증가했다. 전남 영암·함평도 무화과 매입량이 55t, 전년 대비 6배 이상 확대됐다. 지중해성 기후에 가까운 영암·함평은 국내 전체 무화과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이지만, 온라인 판로가 거의 없었다. 쿠팡이 직매입을 시작하면서 농가들이 처음으로 전국 판매 시장에 진입했다.

쿠팡은 올해 들어 주요 인구감소지역에서 매입한 과일이 6600t을 넘어섰다. / 쿠팡 제공
쿠팡은 올해 들어 주요 인구감소지역에서 매입한 과일이 6600t을 넘어섰다. / 쿠팡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쿠팡의 직매입이 단순한 유통 확대가 아니라 농가가 가격 불안 없이 재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농민들이 도매시장 경매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가격이 안정되면서 다음 해 농사 준비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최근 전북 익산, 경북 안동·봉화, 충남 논산 등 다른 농촌 지역과도 협력망을 확대 중이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못난이 사과 약 200t을 대량 매입해 새로운 상품으로 재가공·판매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외형 결점으로 유통되지 못하던 농산물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한 셈이다.

쿠팡 관계자는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 농가가 쿠팡을 통해 성장할수록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농가를 발굴해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단순 구매가 아니라 ‘생산지 직거래-로켓배송-소비자 연결’ 구조를 완성해 기존 유통 단계를 대폭 줄였다. 농가 입장에서는 판매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과일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성주 참외 자료사진. / 농식품부-뉴스1
성주 참외 자료사진. / 농식품부-뉴스1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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