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서 받은 선물 '금관'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2025-11-02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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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다시 존중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워싱턴 DC를 떠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로 가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한국 방문 때 있었던 한·중·일과의 연쇄 정상회담 성과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중국과의 만남은 모두 원하는 것이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먼저 언급했다. 이어 "일본의 환상적인 새 총리와의 회담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우리는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일본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실질적 성과'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선 "우리가 어떻게 대접받는지 봤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나라가 다시 존중받고 있다"며 "그들은 그런 유형의 존중을 담아(with that kind of respect) 우리나라를 대하고 있다. 그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유형의 존중'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선물로 받은 '무궁화 대훈장'과 '천마총 금관 모형'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일 수 있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시각으로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을 위해 경주 국립박물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들 선물을 증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 모형을 받자 "특별히 잘 챙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궁화 대훈장을 보고선 "당장 걸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한국 방문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보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한국 방문이 그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일본에 대해선 실무적 성과를 언급한 반면, 한국에 대해선 감정적이고 상징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은 한국이 제공한 환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사실을 집중 조명하며, 최근 미국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노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를 함께 언급했다. 해당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주도한 것으로, 금관 선물이 이러한 국내 정치 상황과 대비를 이루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MS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받은 환대와 선물이 미국 국내 정치 상황과 대비를 이룬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왕과 같은 대접을 받는 동안, 미국 내에서는 그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에 반대하는 '노킹스' 시위가 전개되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받은 무궁화 대훈장과 금관 모형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해당 매체는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이들 선물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색에 대한 선호와 화려함을 추구하는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한국이 외교적 선물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도모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한국 방문을 언급하며 "존중"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점에 초점을 맞췄다. 해당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어떻게 대우받는지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이 경주 국립박물관이라는 역사적 장소를 회담 장소로 선택해 문화외교를 펼친 점도 언급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 성과를 각각 다르게 강조한 점을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에 대해선 '실질적 성과'와 '거래 성사'를 언급한 반면, 한국에 대해선 '존중'과 '대접'을 강조한 것은 각 국가와의 관계에서 얻고자 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의 취향을 저격한 선물을 준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금관과 무궁화 대훈장,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 골프 퍼터와 황금 골프공, 카타르 왕실의 4억달러(약 5720억원) 상당 보잉 747-8 항공기 등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선물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선호와 명예욕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받은 선물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점을 주목했다. 금관 모형을 받고 "특별히 잘 챙기라"고 지시하고, 무궁화 대훈장을 보고 "당장 걸고 싶다"고 말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징적이고 화려한 선물에 특별한 애착을 보이는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미국의 대아시아 외교 전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경주라는 역사 도시를 선택하고 국보급 문화재의 복제품을 선물한 것은 문화외교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후 기자들에게 한국 방문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한 점을 강조하며, 이번 순방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다시 존중받고 있다"고 말한 것은 자신의 외교 성과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 3국 순방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각 국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특별한 준비를 했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은 그의 개인적 선호를 반영한 선물로 관계 강화를 도모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외국 정상들은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취향 저격' 선물을 전달하곤 한다. 이번 순방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즐기고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친분이 두터웠던 점을 고려해 아베 전 총리가 사용했던 골프 퍼터와 황금 골프공 등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로부터 4억달러(약 5720억원) 상당의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무궁화 대훈장과 천마총 금관의 경우 상징성과 희소성을 담았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명예·권력욕, 황금과 금색에 대한 특별한 선호를 동시에 공략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