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한국인... 캄보디아서 태국으로 옮긴 조직원들이 저지른 짓

2025-11-0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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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같은 조직원을 상대로...

AI 툴로 제작한 사진.
AI 툴로 제작한 사진.

캄보디아에서 파생된 태국 범죄조직 ‘룽거 컴퍼니’ 조직원 3명이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것은 물론, 같은 조직원을 상대로 폭행과 감금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이정희 부장판사)가 오는 19일 범죄단체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 등 한국 국적 피고인 3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4~6월 태국 룽거 컴퍼니에 가담해 한국인 206명을 상대로 1400여차례에 걸쳐 66억4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 조직은 캄보디아 국경지대 출신 범죄단체가 지난해 10월 태국으로 근거지를 옮겨 새로 결성한 집단이다. 텔레그램을 통해 가담한 A씨는 군부대 및 일반인을 사칭하는 ‘노쇼팀’ 팀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조직에서 이탈하려는 조직원을 폭행·감금하고 돈을 갚으라며 가족을 위협한 혐의도 있다. 지난 6월 한 조직원이 2500만 원을 갚지 못하자 부모에게 연락해 “아들을 캄보디아에 있는 중국 조직에서 빼오는 데 들인 돈을 변제해야 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손가락을 자르고 중국에 팔아넘겨 다시 얼굴을 못 보게 하겠다”고 협박해 900만 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직원이 주태국 한국대사관에 감금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A씨는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하기도 했다. 외교당국이 태국 경찰에 공조를 요청하면서 A씨는 결국 검거됐다. 룽거 컴퍼니의 로맨스 스캠 팀장 등 다른 조직원들도 현지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으며,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필리핀에 근거지를 둔 전화금융사기 범죄단체 ‘민준파’에 가입해 107명에게서 24억 원을 뜯어낸 30대 A씨는 항소심에서 형이 줄었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범죄가입단체, 범죄단체활동,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에서 선고한 징역 2년 6개월을 깨고 징역 2년 2개월로 감경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2~12월 민준파에서 ‘백송이’라는 가명으로 상담원 역할을 맡아 107명으로부터 24억 원을 뜯어내는 범죄에 가담했다. 국내에서 운영하던 식당 등이 실패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이미 조직에서 활동 중이던 친구를 통해 조직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은 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정부 재난지원금으로 저금리 서민 대출을 해주겠다”고 피해자를 유인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진행했다.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한인타운에 사무실을 열고, 조직원들은 숙소에서 공동생활하며 각자 정한 가명을 사용하고, 함부로 조직을 이탈하거나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게 하는 등 철저한 통제를 받았다. 국내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사기 범행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으며, 식사는 인근 한인 식당에서 배달해 먹는 등 외부 활동이 제한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범죄단체 정보를 제공하고, 공범 등의 자수·검거에 기여한 점, 피해자 10명 중 8명과 합의하고 나머지 2명에 대해 형사 공탁한 점을 참작했다”며 형량을 감경했다.

2023년 11월에는 민준파 총책이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560명에게서 약 108억 원을 뜯어내고 징역 35년과 20억 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부총책은 징역 27년과 추징금 3억 원이 선고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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