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람은 얘기만 많이 들었지 맛본 이는 드물다는 생선의 정체

2025-11-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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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돔과도 안 바꾼다"는 별미 생선

전갱이 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전갱이 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감성돔과도 안 바꾼다"는 별미 생선. 서울 수도권 사람들은 존재감만 알 뿐 실제로 맛본 이가 드물다는 생선. 이 생선의 정체는 바로 전갱이다.

유명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운영하는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2일 게재된 '감성돔과도 안 바꾼다는 별미 생선회, 지금 발견하면 꼭 드세요!' 영상에서 전갱이의 매력이 소개됐다.

전갱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전갱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전갱이는 전갱이목 전갱이과의 바닷물고기다. 한국에서는 남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일본어로는 전갱이를 비릴 소(鰺) 자로 쓰고 아지(あじ)라고 읽는다. 한국 남부지방에서도 전갱이의 이명으로 일본어 그대로 아지라고 부른다. 제주도에서는 '각재기'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음식점에선 각재기국을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전갱이와 얼갈이 배추 등을 함께 끓여 만든 시원한 국이다. 된장과 다진 마늘, 청양고추 등을 넣어 맛을 낸다.

전갱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전갱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은 영상에서 "고등어와 자주 비교되는데 고등어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녀석"이라며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이 녀석의 존재감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맛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서울 수도권 쪽이 그렇다"고 말했다.

전갱이는 자산어보에도 '가고도어'라 해서 가짜 고등어라고 부르며, 맛이 고등어보다 좋다고 기록돼 있다. 전갱이 겉모습은 고등어와 흡사하다. 전갱이는 몸의 측면을 따라 날카로운 능선을 형성하는 비늘이 일렬로 나 있어 구분이 가능하다.

김지민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전갱이를 구매했다. 횟감으로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한 손질 전갱이 1kg을 2만4000원에, 회로 손질된 350g짜리를 2만8000원에 통영에서 주문했다. 그는 "이젠 없는 게 없다. 전갱이 회도 안방에서 이렇게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며 "과연 이 가격에 먹을 만한지 한번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전갱이 구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전갱이 구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에 따르면 전갱이는 보통 통영, 포항, 마산, 거제도, 여수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 그는 "전갱이가 매일 잡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특히 날씨 영향을 많이 받고 물때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다"며 "시장이 가깝다면 포항, 울산, 부산, 마산, 하동 등 경북 쪽 시장과 전남 동해 남부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구매하고 그 외 지역 사람들은 쇼핑몰을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민은 "전갱이가 가장 많이 어획되는 시기는 대략 6월경부터 12월까지다. 1년 12개월 중에 하반기에 집중된다"며 "맛은 조금 다르다. 전갱이가 어쨌든 등푸른 생선이기에 지방질이 많이 끼어야 되는데 이 지방이 끼는 시기가 지역별로 좀 차이가 있다. 그나마 공통점을 꼽으라면 봄에서 초여름경의 산란 철인데, 이때 산란을 준비하기 위해서 영양분을 많이 축적해 둔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부터 한 6월 초여름까지 이때가 좀 맛이 좋고 씨알도 큰 게 연안으로 좀 많이 들어온다"며 "여름에는 많이 잡히긴 하나 산란 직후라서 그때는 조금 제철로서는 쉬어가는 타이밍이다. 한 9월에서 10월 정도 찬바람이 부는 이때부터 시작해서 12월부터 1월까지도 잡히긴 하는데, 동해 쪽의 경우 월동을 준비하기 위해 영양분을 축적하기 때문에 10월에서 12월까지가 횟감으로 먹기 가장 좋은 철"이라고 말했다.

전갱이는 특유의 감칠맛으로 유명하다.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글루타메이트와 타우린 덕분이다. 타우린의 경우 고등어나 꽁치보다 많이 함유해 심장과 간의 기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갱이는 다른 등푸른생선에 비해 기름기가 적지만 EPA와 DH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다. 특히 EPA가 많이 들어 있다. 혈액을 묽게 만들어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비타민B2 등도 풍부하다. 칼슘은 뼈에, 비타민B2는 껍질 부분에 특히 많으므로 뼈와 껍질까지 남기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

김지민은 전갱이를 구이와 회로 조리했다. 그는 "전갱이 처리가 살짝 어렵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를 상당히 많이 했다"며 "지역별로 전갱이 처리가 조금씩 다르더라. 돌아다니면서 먹어도 보고 낚아도 보고 여러 상인분들과 얘기도 해 본 결과는 하나였다"고 말했다.

전갱이 손질에서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건 모비늘을 제거하는 것이다. 김지민은 "이거 손 조심해야 한다. 톱질을 힘하게 해서 이때 조심해야 한다"며 "끝에 비늘이 생각보다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구이용 전갱이는 고등어처럼 배를 펼쳐서 소금을 뿌려 자반으로 만들었고, 회는 순살로 떠서 세련되게 플레이팅했다. 회에는 쪽파를 다져서 올리고 통깨도 뿌렸다. 김지민은 "전갱이와 고등어는 파채, 생강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구이는 순살로 만들어 폰즈 소스에 라임즙을 살짝 섞어 곁들였다. 그는 "폰즈 소스는 감칠맛이 극대화된 제품이라 산미가 떨어진다. 여기다가 라임즙을 살짝만 넣으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

김지민은 회를 먹어본 뒤 "숙성 전갱이 회를 좋아하실 분들한테 추천할 만한 식감과 맛을 가졌다. 택배로 받은 것이기에 쫄깃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바랄 순 없다. 쫄깃쫄깃한 횟감을 드시려면 현지 생산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간 비리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 신선한 것은 안 비린다"고 말했다.

김지민은 고등어와 전갱이의 차이에 대해 "확실히 고등어와는 다르다. 고등어는 대놓고 기름지다. 지방과 부드러움에 치우쳐 있다. 반면 전갱이는 완전히 부드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쫄깃쫄깃하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먹었을 때 고등어만큼 엄청나게 고소하진 않다. 근데 전갱이 나름의 어떤 풍미가 있다. 그 풍미를 말로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 적당한 풍미와 기름짐이 잘 조화롭다고 해야 될까"라고 덧붙였다.

김지민은 영양학적 성분 분포를 조사한 결과도 소개했다. 그는 "고등어와 전갱이는 형태학적으로 차이가 있다. 단백질 함량은 둘 다 비슷하다. 그런데 고등어의 경우는 EPA와 DHA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비타민 A, B, C, D가 많아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이 먹기에도 영양적으로 굉장히 이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에 전갱이는 열량이 고등어보다 낮다. 콜레스테롤 함량 수치도 좀 낮다. 그런데 칼슘과 철분 함량은 좀 높고 비타민 E가 높은 편"이라며 "종합적으로 보자면 고등어는 아이와 청소년한테 이롭고 전갱이는 성인과 여성한테 좀 이로운 성분들이 들어 있다"고 정리했다.

보통 전장 20cm 이내인 개체는 씨알이 비슷한 고등어와 같은 가격에 팔리고, 그보다 큰 전갱이는 고등어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곤 한다. 전갱이와 고등어 간 가격차는 소매점으로 갈수록 현저히 벌어지는데, 동네 생선가게 같은 매장에서는 덩치 큰 전갱이가 비슷한 크기의 고등어보다 곱절로 비싸게 판매되고는 한다.

'감성돔과도 안 바꾼다는 별미 생선회, 지금 발견하면 꼭 드세요!'란 제목으로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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