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전 보좌관 “회계부정·성추행 탄원서, 이 대통령 추정 메신저 계정으로 직접 전달”

작성일

홍익표 “조금만 일찍 주시지”
탄원서 받은 직후 긴박했던 40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담긴 문서를 작성한 전직 보좌관 A 씨가 이재명 대통령 추정 메신저 계정으로 해당 문서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 씨는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렸던 지난 18일 김 전 후보자를 직접 만나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전달된 문서에는 경기도당에서 발생한 돈 문제와 음주운전 및 성추행 내용이 포함됐다.

A 씨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이번 사태의 가장 핵심은 국가의 돈을 지원받는 정당 내부의 회계 부정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후보자가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을 때 보좌관으로 일했던 A 씨는 2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문서를 전달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이 작성한 경기도당 회계 부정 관련 자료와 후임 보좌관 B 씨가 작성한 추가 의혹 문서를 하나로 모았다. 그리고 지난 17일 오전 11시 10분경 이 대통령 추정 텔레그램 계정으로 해당 파일들을 보냈다.

A 씨는 문서를 보낸 후 몇 분 동안 기다렸지만 해당 계정에서 메시지를 읽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A 씨는 홍익표 정무수석에게 "대통령께도 보내드렸다"라고 메시지를 남기며 똑같은 파일을 전송했다.

문서를 보낸 지 약 40분이 지난 11시 50분경 홍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전화를 건 홍 수석은 "사실이냐"라고 물었고, A 씨는 "진실이다"라고 대답했다.

A 씨의 대답을 들은 홍 수석은 "조금만 일찍 주시지. 시간이 없다"라고 말하며 이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A 씨는 통화가 끝난 후 10분이 지나기 전에 반응이 왔고 30분이 넘어가자마자 첫 번째 조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A 씨는 이 과정에 대해 "공동체에 더 큰 피해가 오는 걸 막아줘 대통령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A 씨가 이 대통령의 것으로 보이는 메신저 계정을 알고 있었던 이유도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A 씨는 과거 김 전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근무하던 시절 경기도와 함께 조달청 카르텔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당시 조사를 진행하면서 연락을 주고받던 텔레그램 대화방이 존재했다. A 씨는 그 대화방에서 가끔 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고맙다" 또는 "도움이 됐다"라는 식의 짧은 답장을 보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공식 기자회견이 있었던 지난 18일 A 씨는 경기도 수원시의 한 장소에서 김 전 후보자를 대면했다.

두 사람은 약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A 씨는 김 전 후보자에게 스스로 장관 후보자 자리에서 내려올 것을 권유했다.

A 씨는 김 전 후보자에게 "조국 전 장관처럼 강행했다가 35일 만에 물러나는 일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김 전 후보자는 A 씨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후보자는 "검찰개혁을 내 손으로 마무리 짓고 싶다"라고 말하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A 씨는 인터뷰를 통해 문서의 내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A 씨 본인은 경기도당의 회계 부정과 관련된 자료가 포함된 문서를 직접 작성했다. 반면 음주운전과 성추행 등 개인적인 비위 행위가 담긴 추가 의혹 문서는 A 씨의 후임으로 일했던 B 씨가 작성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A 씨는 B 씨가 작성한 문서를 처음 보고 크게 놀랐다고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B 씨의 문서에 대해 "성추행·음주운전 등 한 번도 듣지 못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충격이었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언론을 통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A 씨는 반박했다.

앞서 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 대표가 해당 문서의 존재를 미리 알고도 모른 척하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김 대표나 최고위원 등 지도부엔 탄원서는 물론 그 내용을 구두로든 문서로든 한마디도 전한 적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한 의원 측과 접촉한 사실도 부인했다.

A 씨는 "한 의원에게 편지를 제보한 적도 없다. 김 대표가 사전에 알았다는 근거가 있다면 공개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인터뷰 내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핵심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경기도당의 회계 부정 의혹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경기도당 내부에서 젊은 당직자들에게 정해진 월급보다 더 많은 급여를 초과 지급했다. 그리고 그 초과 지급된 금액을 다시 현금 등으로 돌려받는 수법을 사용해 몰래 비자금 통장을 만들었다.

또한 실제로는 열리지도 않은 간담회나 행사 비용이 지출된 것처럼 가짜 서류를 꾸며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A 씨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젊은 당직자들에게 급여를 초과 지급했다가 돌려받아 비자금 통장을 만들고 열리지도 않은 간담회·행사 비용이 지출됐다. 수백억 원 국고보조금을 받는 집권 여당의 문제인데, 다들 자극적인 음주운전과 성추행에만 주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