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헷갈리긴 했는데…KTX 오송역, 드디어 ‘이 이름’으로 바뀔 수도

2025-11-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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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명 변경, 왜 이제야?
청주의 새로운 교통 허브를 알려라

'오송역' 관련해 10년 넘게 이어진 논의 끝에 드디어 결론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2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KTX 오송역 공식 명칭을 ‘청주오송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 수차례 무산됐던 오랜 숙원 사업이지만, 청주시는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낸다는 각오로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유일 분기역’, 오송역이 왜 ‘청주오송역’으로 바뀌려 하나

오송역은 2010년 개통된 KTX 정차역으로,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가 만나는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이다. 행정구역상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해 있으며, 청주국제공항과 불과 10km 남짓 떨어진 충북 교통의 핵심 거점이다.

청주시는 ‘오송’이라는 지명만으로는 전국 이용객이 지역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외지 이용객들은 오송역을 청주가 아닌 전라도나 세종 인근 지역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시는 ‘청주오송역’으로 명칭을 바꿔 도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향후 청주국제공항·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등과의 교통 연계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송역 → 청주오송역 개명 추진. / 위키트리
오송역 → 청주오송역 개명 추진. / 위키트리

행정구역은 청주시인데 역 이름은 ‘오송’…10년 넘은 숙원 사업

오송역 명칭 문제는 개통 전부터 꾸준히 논의돼 왔다. 당초 오송읍(옛 강외면)은 청원군에 속해 있었지만, 2014년 청원군과 청주시가 통합되면서 현재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이 됐다. 즉, 행정구역상 청주시 관할임에도 역명에는 ‘청주’가 빠져 있어 시민들은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청주시의회는 이미 2010년 역사 건립 당시 청주오송역으로 명명할 것을 조건으로 지방비 40% 분담을 승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철도청(현 코레일)과 청원군 간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역명은 그대로 오송역으로 확정됐다. 이후 2015년, 2018년, 202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개명 추진이 있었으나,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모두 무산됐다. 올해 1월에도 심의위원회가 일부 주민 반대가 있다는 이유로 ‘보류(재심의)’ 결정을 내리며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청주시민 10명 중 8명 “청주오송역이 맞다”

하지만 청주시 여론은 명확하다. 2022년 11월 청주시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청주시민의 78.1%, 전국 철도 이용객의 63.7%가 ‘청주오송역’으로 개명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청주시민 중 50대 이상 연령층과 청주공항 이용객의 찬성률이 높았다. 지금의 오송역 명칭은 도시 정체성과 교통 허브로서의 상징성을 담기 어렵고, 시민 공감대가 이미 충분히 형성된 만큼, 남은 건 절차뿐이라는 것이 청주시 입장이다.

오송역 KTX. 자료사진. / 뉴스1
오송역 KTX. 자료사진. / 뉴스1

역명 개정, 실제 사례는?

역명 개정은 전례가 없는 일도 아니다. 고속철도 노선만 봐도 2009년 '송정역 → 광주송정역', 2020년 '지제역 → 평택지제역'으로 각각 변경됐다. 두 사례 모두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고 외부 이용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청주시는 오송역 역시 같은 맥락에서의 개명이라고 설명한다.

국토교통부 철도역명관리지침에 따르면 역명 변경은 지역대표성·인식도·주민의견·행정구역명 일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된다. 청주시는 현재 모든 기준을 충족한다는 입장이다.

이번엔 다르다…청주시, 행정력 총집중

청주시는 민선 8기 출범 직후부터 역명 변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올해 초 국토부 심의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을 받은 이후, 청주시는 오송읍 주민설명회와 관계기관 간담회를 잇따라 열며 설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시는 충청권 광역철도(CTX), 청주공항선 연장 사업 등 교통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역명 변경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청주오송역이 정식 명칭으로 승인되면 향후 각종 지도·내비게이션·표지판·승차권에도 '청주’ 이름이 병기될 예정이다.

10여 년간 이어진 논의의 마침표가 이제 눈앞이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여론 지지가 모이는 가운데, ‘오송역’이 드디어 ‘청주오송역’으로 새 이름을 달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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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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