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심장 ‘여자만’, 1700억대 국립공원 꿈이 영근다
2025-11-0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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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심장 ‘여자만’, 1700억대 국립공원 꿈이 영근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4년간의 끈질긴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 전라남도가 순천과 보성을 아우르는 여자만(汝自灣) 일대를 국가해양생태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거대 프로젝트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단순한 공원 조성을 넘어,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품은 이 지역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담대한 구상이 현실화될 채비를 마쳤다.
◆4년의 두드림, 마침내 열린 기회의 문
이번 예타 대상 선정은 순탄치 않은 여정의 결과물이다. 국내에 선례가 없는 사업인 만큼, 전라남도는 지난 4년간 수십 차례 계획을 수정하고 논리를 보강하며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수산자원 고갈이라는 위기 속에서, 여자만이 지닌 생태적 가치와 사업의 시급성을 끊임없이 피력한 끝에 마침내 정부의 공감을 얻어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생태의 보고
사업 대상지인 여자만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염습지와 광활한 갯벌은 흑두루미, 붉은발말똥게와 같은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안식처를 제공한다. 이곳은 수백 년간 바다에 기대어 살아온 주민들의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공존의 공간이기도 하다.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작은 지구’
프로젝트의 청사진은 ‘작은 지구, 여자만! 자연과 사람이 지켜낸 공존 이야기’라는 주제 아래 그려진다. 핵심은 갯벌 생태계를 복원하고 철새 서식지를 넓히는 등 자연 본연의 힘을 되살리는 데 있다. 이와 함께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교육 시설, 해양 생태계의 가치를 알리는 전시관, 육상과 해상을 잇는 생태 탐방로 등을 구축해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세계적인 생태 체험 공간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1,700억 투입, 대한민국 생태 관광의 심장으로
2026년 말까지 진행될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하면, 2027년부터 5년간 총 1,697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여자만은 대한민국 생태의 심장”이라며 “도민의 염원으로 얻어낸 소중한 기회인 만큼, 정부 및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반드시 최종 관문을 통과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