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먹어야 하나...주재료는 거의 반값 됐는데, 가격 폭등한 뜻밖의 '국민 반찬'

2025-11-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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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가격 상승의 숨겨진 비밀, 배춧값과 괴리된 이유는?
국민 반찬 김치, 불편한 진실의 이면

포기당 7000원을 넘기던 배춧값이 4500원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김치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주재료는 거의 반값이 됐지만, 정작 완제품 가격은 상승 중인 ‘아이러니한 국민 반찬’이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 무 등을 고르고 있다 / 뉴스1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 무 등을 고르고 있다 / 뉴스1

한국인의 밥상에서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다. ‘식탁의 공기’로 불릴 만큼 매일 먹는 음식이자, 한국인의 정체성과 식문화의 상징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한국 성인 한 명이 1년에 소비하는 김치량은 약 35㎏. 가정이든 식당이든, 김치는 빠질 수 없는 기본 반찬이자 국민 밥상의 기준이다. 그렇기에 가격 변동이 곧 국민 체감 물가와 직결된다.

하지만 최근 김치값은 배춧값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본 주부 한모(65)씨는 “배춧값은 많이 내렸는데 김치는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통계청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김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9.9% 상승했다. 가공식품 평균 상승률(4.2%)의 두 배를 넘는다.

김치값 급등은 올해 들어서 두드러진다. 2023년 한 해 동안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던 김치는 올 4월 전년 대비 상승률이 20%를 넘겼다. 반면 배추는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였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중도매인 기준 배추 10㎏(3포기·상품)당 가격은 1만3346원으로, 1년 전보다 40% 이상 내렸다.

김치 / 뉴스1
김치 / 뉴스1

배춧값이 떨어졌는데 김치값이 왜 오를까. 경북의 한 김치업체 대표는 “김치 공장이 사들이는 ‘밭떼기 배추’ 가격은 작년보다 오히려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당 500~550원이던 밭떼기 배추가 올해는 700원대로 뛰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로 재배지가 줄고, 업체 간 물량 확보 경쟁이 붙으면서 현장 구매 가격이 시장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품질이다. 올해는 고랭지 산지별로 가뭄과 폭우가 엇갈리며 배추 수율이 떨어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년엔 한 포기의 절반 정도를 김치용으로 썼다면, 올해는 그 비율이 더 낮다”며 “결국 더 많은 배추가 필요하니 제조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폭염의 기세가 계속된 지난 8월 25일 경북 경산시 대정동 한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굽혀 밭일을 하고 있다 / 뉴스1
폭염의 기세가 계속된 지난 8월 25일 경북 경산시 대정동 한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굽혀 밭일을 하고 있다 / 뉴스1

그러나 김치값 상승의 더 큰 이유는 ‘배추’가 아닌 ‘고정비’에 있다. 충남의 한 김치업체 대표는 “김치 원가에서 배추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도 안 된다”며 “김치에는 무·고추·마늘·젓갈·양념 등 1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 이 중 배추가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배추 가격이 내린다 해도 인건비·포장비·물류비 등 고정비가 오르면 완제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국내 김치산업 구조도 문제다. 세계김치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김치 제조업체의 연간 생산능력은 2014년 323만8000t에서 2023년 423만6000t으로 30% 늘었다. 그러나 실제 생산량은 같은 기간 42만t대에서 49만t대로 1.8% 증가에 그쳤다. 생산설비는 늘었지만 공장 가동률은 떨어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값싼 중국산 김치의 공세가 더해졌다.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8986만달러로, 코로나19 이전(2019년)보다 45% 이상 늘었다.

국내산 김치가 ‘국민 반찬’임에도 점점 비싸지고, 중국산이 밥상 한켠을 파고드는 상황이다. 주재료는 반값인데 가격이 오르는 이유—기후, 인건비, 산업 구조 모두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경기 파주의 한 김치가공 업체 / 뉴스1
경기 파주의 한 김치가공 업체 / 뉴스1

이와 관련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관계자는 "김치산업은 규모화, 자동화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매체에 설명했다.

결국 김치 한 포기 가격에는 단순한 물가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인의 식탁, 그리고 ‘국민 반찬’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산업 구조의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튜브, 건강의 벗

김치, 발효가 만든 최고의 건강식

1. 면역력을 높이는 천연 프로바이오틱스다

김치에는 유산균이 풍부해 장내 유익균을 늘리고, 면역 세포 활성화를 돕는다.

2. 비타민 폭탄,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다

배추·고추·마늘·생강 등 재료 속 항산화 성분이 노화와 세포 손상을 억제한다.

3. 비만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젖산균이 체내 지방 축적을 억제하고 혈중 지질을 개선한다.

4. 소화 기능을 촉진하고 장 건강을 지켜준다

유산균이 위산과 담즙에 강해 장내 환경을 안정시키고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5.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완화시킨다

김치 속 발효 대사물질이 신경 안정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를 돕고 염증을 완화한다.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몸의 균형을 되살리는 과학적 발효식품이다. 매일 한 접시의 김치가 면역력, 체내 대사, 장 건강, 심리 안정까지 책임지는 이유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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