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은 말도 안 된다” 1년 만에 '금값'돼 난리 난 겨울철 대표 수산물

2025-11-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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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고공행진 중인 겨울철 대표 생선 정체

겨울철 대표 생선으로 꼽히는 방어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이상 고수온과 적조 현상으로 주요 양식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공급 부족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경매장에서 대량 위판 중인 방어 자료 사진 / 뉴스1
경매장에서 대량 위판 중인 방어 자료 사진 / 뉴스1

경상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방어를 취급하는 업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12월 대방어 성수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임에도 소·중형 방어조차 제대로 출하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남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양식이 끊겨 자연산을 구하려 해도 가격이 너무 올라 수익이 안 남는다"며 방어를 메뉴에서 뺐다고 털어놨다.

11월 들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방어는 kg당 2만8000원에서 3만원대 중반까지 호가되고 있다. 지난 2일 유튜버 '푸드박스'는 5.7kg짜리 양식 방어를 킬로그램당 2만 8000원, 약 16만원에 구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말미 그는 "문제는 올해 방어 가격이다. (방어 시즌) 초반부터 심상치 않을 거라고 보통 예상을 했는데 지금 현재 제가 편집하는 시점이 보통 3만 원 초중반대 가격이다. 2만 8000원은 어쩌면 다시 못 볼 가격일 수도 있다. 굉장히 저렴하게 가지고 온 거고, 올해는 3만 원 조금 올라간 금액이 평균가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다. 그래도 이렇게 (수산시장에서 사서) 먹는게 가장 저렴하게 먹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매 앞둔 싱싱한 방어 / 뉴스1
경매 앞둔 싱싱한 방어 / 뉴스1

3년 전만 해도 kg당 1만5000~1만8000원 선이었던 방어 가격은 작년에 2만~2만6000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3만5000원을 넘나드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1년 사이 40~50% 이상 급등한 셈이다.

가격 폭등의 직접적 원인은 올여름 발생한 양식장 집단 폐사다. 경남도와 수협에 따르면 지난 여름 통영·남해·거제 등 경남 6개 시군에서 방어와 참돔 등 13종 281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피해액만 596억원에 달한다. 남해안 수온이 섭씨 30도 안팎까지 치솟은 가운데 녹조성 적조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가두리 양식장이 초토화된 것이다.

국내 방어 양식은 통영과 남해, 제주 일대에 집중돼 있으며, 겨울철 전국 시장에 나오는 방어의 상당 부분이 이들 지역에서 생산된다. 수심 200미터 이내 연안에 서식하는 방어는 제주도와 통영·거제·남해 등 남해 연안에서 주로 어획되거나 양식되는데, 올해는 이 핵심 생산지가 모두 타격을 입은 것이다.

겨울철 별미 방어회 / 뉴스1
겨울철 별미 방어회 / 뉴스1

수산업계 관계자는 경상일보에 "11월 중순 이후 동해안 자연산 방어 어군이 북상하면 물량이 다소 풀리겠지만, 양식 공백이 커 가격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금 추세라면 12월 대방어철엔 방어가 귀한 생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댓글창에는 "작년에 비해서 너무 비싸져서 부담스럽다", "솔직히 이제 방어 먹을 돈이면 참치 먹는 게 낫다", "진짜 방어 이 가격은 말도 안 된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은 강원도 지역의 어획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글로벌본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방어 누적 어획량은 1460여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6월 말 기준 전년 대비 2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회복세다.

경매 기다리는 방어 / 뉴스1
경매 기다리는 방어 / 뉴스1

방어는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로, 겨울철 차가운 바닷물에서 지방을 축적해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5kg 이상의 대방어는 지방 함량이 높아 최고급 회감으로 대접받는다.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D가 풍부해 영양학적 가치도 높다.

하지만 올해는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공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해수 온도 변화 등 기후 이슈가 방어의 어획량과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소비자들은 당분간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유튜브, FOODBOX 푸드박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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