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국물 고향의 맛”…홍콩 장관이 먹고 극찬했다는 '한국 음식'
2025-11-0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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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장관,"국물이 정말 진하고 맛있어”
지역 특화 음식으로 지정, 공식 관광 홍보 자료 포함
지난 2일, 경북 경주시 중앙시장은 이례적인 손님으로 활기를 띠었다.

2일,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경북 경주시 중앙시장 내 한 식당에서 소머리곰탕을 맛본 뒤 “국물이 정말 진하고 맛있다”고 감탄했다. 리 장관은 “고향에서 먹던 내장국과 색깔과 맛이 비슷하다”며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리 장관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주를 찾았다. 이번 중앙시장 방문은 공식 일정 외에 별도로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으며, 이번 방문을 위해 직접 사전 답사팀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안내는 주낙영 경주시장이 맡았다.
리 장관 일행은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관광 연계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과를 시식하며 “달콤하고 맛있다”고 말했고, 청과물 상점에서는 단감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날 식사한 소머리곰탕은 경주 중앙시장의 대표 명물이다. 소머리곰탕은 소의 머리뼈, 볼살, 머릿살 등을 오랜 시간 끓여낸 국물 요리로, 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땅의 진국’이라 불릴 만큼 진한 육향과 부드러운 머리살의 식감이 어우러져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경북 경주시의 전통시장 중 하나인 경주 중앙시장(일명 ‘아랫시장’)은 소머리곰탕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중앙시장 제6문과 제7문 사이에는 소머리곰탕 전문점들이 모여 있는 ‘소머리곰탕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 식당들은 대부분 수십 년의 역사를 지닌 노포로, 국내산 한우 머리 부위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시에서는 소머리곰탕을 지역 특화 음식으로 지정하고, 공식 관광 홍보 자료에도 포함시켰다. 덕분에 이 골목은 관광객과 지역민 모두에게 널리 알려진 명소로 자리 잡았다.
국물의 뽀얗고 진한 색감, 푸짐한 고기 양, 오래 고아낸 육수의 깊은 맛이 특징으로 꼽히며, 현지에서는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인심이 넉넉하다.

또한 전통시장 특유의 활기와 정겨운 상인들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단순히 한 끼 식사 이상의 ‘시장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경주는 지리적·문화적으로 소머리곰탕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린 도시이자, 음식과 전통이 결합된 미식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소머리곰탕집은 주 시장이 소개한 단골집이었다. 두 사람은 약 35분 동안 식사를 함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고, 식사 후 상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리 장관은 “경주의 전통시장은 단순히 관광지가 아니라 오감으로 느끼는 살아 있는 문화 체험의 공간”이라며 “직접 음식을 맛보고 상인들과 소통하며 한국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전통시장은 지역 경제의 뿌리이자 시민의 삶이 담긴 공간”이라며 “APEC을 계기로 한류문화와 관광이 융합된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한국의 정과 문화를 세계로 알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