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너무 비싸다... 올해는 무조건 직접 김장을 해야 하는 이유

2025-11-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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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담그는 김장 비용은 되레 낮아졌는데 대체 왜...

김장김치 / 뉴스1 자료사진
김장김치 / 뉴스1 자료사진

올해는 다들 직접 김장을 해야 할 것 같다. 김치 완제품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직접 담그는 김장 비용은 되레 낮아졌다. 배추와 무 작황이 3년 만에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급이 원활해졌고, 고춧가루·천일염 등 주요 양념 재료 가격도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먹는 게 낫다”던 주부들 사이에서 올해는 “올해만큼은 직접 해보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0.6% 늘어난 1만3149ha, 가을무는 8.6% 증가한 5765ha로 집계됐다. 두 품목 모두 2년 연속 감소세를 끊고 반등했다. 특히 해남·무안 등 주요 산지에서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생육이 좋아지면서 공급량이 충분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형 도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남 지역의 배추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약 12% 늘었고, 최근 날씨가 회복되면서 병충해 확산 우려도 줄었다.

김장김치 / 뉴스1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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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앞두고 공급 불안 우려가 제기됐지만, 현장 점검 결과 배추와 무 모두 작황이 양호해 출하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물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통시장 기준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평균 37만8860원으로, 지난해(41만9200원)보다 9.6% 줄었다. 주재료인 배추는 지난해보다 23.7%, 무는 32%가량 하락했다. 고춧가루와 천일염 가격도 안정세를 보였다. 고춧가루는 수입 물량 증가로, 천일염은 생산량 확대 덕분에 가격이 내려갔다.

다만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가격 차이가 뚜렷하다. 전통시장은 평균 37만 원대인 반면, 대형마트는 47만 원에 달했다. 약 20%의 차이다. 수도권은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으로 다소 비쌌고, 대구·경남 지역은 물류비 절감 덕분에 평균보다 낮았다.

김장김치 / 뉴스1 자료사진
김장김치 / 뉴스1 자료사진

올해 김장은 단순히 ‘비용 절감’의 의미를 넘어선다. 절임 배추와 시판 김치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절임 배추는 4% 상승했고, 시판 김치는 무려 47% 비싸졌다. 간편하지만 완제품 김치를 사는 게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직접 담그는 김장은 비용이 줄어든 데다 재료 품질이 좋아 올해만큼은 ‘집김장’이 확실히 유리한 해로 꼽힌다.

소비자 조사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드러났다. 전체 가구의 68%가 “직접 김장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시판 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했던 ‘가정 내 김장’이 다시 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절임 배추에 양념만 버무리는 간소한 방식이 많았지만, 올해는 다시 배추를 직접 손질하고 양념을 만드는 전통 김장으로 돌아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배추·무 작황이 좋고, 양념 재료 가격이 안정돼 직접 김장을 하기 좋은 시기라고 평가한다. 여름철 폭염과 장마로 작황이 부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의 경우 8월 이후 기온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며 생육 환경이 개선됐다.

다만 김장 비용 하락이 전체 물가 안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외식비, 커피값, 가공식품 등 고정 지출 항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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