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면, 반찬에도 다 들어가는데 가격이 작년 대비 '50%'나 꺾인 식재료

2025-11-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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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값 '반토막', 소비자에겐 반가운 소식
농가에는 그림자 드리운 당근 대란

한국인 식탁에 올라가는 대표 채소 중 하나인 당근의 가격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반 이상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계절적 요인이나 작황 변화 등을 고려했을 때 급격한 가격 하락은 드문 일이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비와도 같다.

◆ 당근값, 작년 대비 크게 ‘뚝’

최근 농업·유통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가락시장 기준 5월 초 20㎏ 한 상자당 당근 경락값이 약 3만 660원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 평균(약 5만 6천439원) 대비 45.7%나 낮다.또 4월 중순부터는 도매가격이 작년 동월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한 보고서는 “전년 동월 대비 당근 가격이 약 54.1% 내렸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이처럼 가격이 크게 내려간 데에는 생산량 증가, 수입당근 재고 누적, 소비 둔화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왜 이렇게 가격이 떨어졌을까

전문가들은 먼저 국내 당근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늘어난 점을 주요인으로 꼽는다. 자료에 따르면 여름당근 재배의향 면적이 전년보다 증가했고, 저장봄당근 재고량도 많아 출하 시기가 집중되는 등 수급 과잉 요인이 나타났다.

여기에 소비 측면에서도 특징이 있다. 당근은 건강 식재료로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 식단 변화, 채소 다양화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 상태다. 수요가 조금이라도 줄면 공급 과잉 상태에서 가격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유통 현장의 설명이다.

또 수입산 당근의 단가 하락 및 반입량 증가도 국내 가격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국내외 당근이 경쟁하는 시장 구조에서 수입물량이 저렴하게 유입되면 국내 농가 출하가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 소비자에게는 ‘착한 가격’ 착시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근을 그동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샐러드, 스틱형 채소, 볶음·구이 등으로 활용 가능한 베이직 아이템인 만큼 다양한 식탁 활용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지금처럼 급격한 가격 하락이 지속가능하느냐”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채소는 작황이나 기상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생산량이 과잉이면 다음 절기에는 반대로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당근 / saweang.w-shutterstock.com
당근 / saweang.w-shutterstock.com

◆ 농가에는 ‘그림자’

가격이 낮아진 건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만한 일이지만 이를 만드는 농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생산비가 일정 수준 존재하는 채소의 특성상, 판매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농가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저장작형이 많은 봄당근의 경우 저장비·출하비 등이 이미 들었음에도 가격이 떨어지면 손익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한 농업 관계자는 “작황은 괜찮았지만 출하물량이 몰리고 가격이 빠지면서 예상보다 수익이 낮아졌다”고 털어놨다. 농업정책 측면에서도 수급 조절이나 저장·유통 비용 지원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당근, 지금이 ‘좋을 때’일까

채소 가격이 낮아진 이 시점은 소비자 측면에서는 ‘구매 적기’로 볼 수 있다. 당근을 자주 사용해온 집이라면 비교적 부담 없이 비중을 높여볼 수 있는 기회다.

다만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무작정 재고해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도 있다. 채소는 신선도가 중요한 만큼 구매 후 보관법이나 활용법을 숙지해 낭비를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또 향후 기상 악화·재배면적 축소·수출 증가 등으로 다시 가격이 오를 수도 있으므로 평소 즐겨 쓰는 채소라면 지금의 가격 하락을 기회로 삼되, ‘지금만 싸다’는 심리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즌 당근 가격 하락은 국내 농업·유통 환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소비자는 더 좋은 조건에서 채소를 접하게 됐고, 농가는 다시 한번 변동성 큰 농산물 시장에서의 전략이 중요함을 실감하고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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