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뮤지엄, 온라인 판매 중단

2025-11-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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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의혹 이후 이뤄진 유통업계 첫 조치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 모습. / 뉴스1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 모습. / 뉴스1

'과로사' 의혹에 휩싸인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의 온라인 판매가 결국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헤럴드경제 온라인판 4일자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커머스 컬리는 최근 런베뮤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컬리는 지난해 런베뮤 상품을 온라인 최초로 선보였다.

이번 조치는 런베뮤의 과로사 의혹 이후 이뤄진 유통업계 첫 조치다. 소비자의 불매 요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판매 중단을 요청한 고객에게 "기관과 파트너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모니터링을 시행 중이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판매를 중단한다"고 했다.

컬리 측에서는 이번 판매 중단이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최근 (과로사) 의혹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며 "판매를 완전 중단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런베뮤는 지난 7월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 정모(26) 씨가 숙소에서 사망하며 과로사 의혹을 받았다.

유족은 정 씨가 사망 직전 1주 동안 80시간을 일했다고 주장했다. 개점 준비로 나흘간 하루 평균 13시간씩 일했고 휴무일에도 근무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사망 전날 연인에게 "오늘 한 끼도 먹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며, 사망 직전 주 내내 휴게시간이 부족해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성명에서 "고인은 사망 전날 아침 9시에 출근해 자정 직전에 퇴근했으며, 사망 닷새 전에는 21시간 동안 일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5월 런베뮤에 입사한 후 14개월간 강남, 수원, 인천 등 지점을 4곳이나 거쳤으며 근로계약서를 3번이나 갱신했다. 유족 측은 회사가 매장 인근에 지낼 숙소를 마련해준 만큼 회사도 고인의 초장시간 근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런베뮤 측은 과로 의혹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도 유족에게 근무 기록을 제공하지 않았다. 회사 고위급 임원은 고인의 사망 2주 뒤 유족 측에 "과로사로 무리하게 (산재를) 신청한다면 진실을 알고 있는 저와 직원들이 과로사가 아님을 적극적으로 밝히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과로사했다는 거짓에 현혹돼 직원들이 거짓 협조는 하진 않을 예정이니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시길 바란다. 굉장히 부도덕해 보인다"라며 폭언에 가까운 발언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9일 런베뮤 인천점과 서울 종로 본사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현재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노동부는 정씨의 근무 시간, 휴게 시간 보장 여부, 임금 지급 실태 등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베뮤는 사망한 정씨 유족과 합의하는 등 과로사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족 측 법무법인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회사는 유족에게 고인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인한 깊은 슬픔과 아픔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유족은 이에 대해 회사의 입장과 사과 취지를 이해하며 상호 화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런베뮤 측은 정씨의 산재 보상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은 입장문에서 "쌍방은 이번 합의를 통해 상호 간의 모든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고 더 이상의 법적 분쟁이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족과 회사 간 합의 금액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런베뮤 불매 움직임이 어디까지 확산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런베뮤는 롯데백화점, 더현대 서울, 신세계 스타필드 등 주요 유통 대기업 점포에 입점한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엔 여전히 손님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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