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가렵더니 벌레 바글바글'…한국서 많은데 한 달 넘게 피 빨아먹는다는 ‘이것'
2025-11-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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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 활동 후 주의해야 할 무서운 매개 질환들
                    
                                    
                한국에도 흔히 서식하는 진드기가 사람의 피를 한 달 넘게 빨아먹는 사례가 보고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70세 남성이 캠핑 후 진드기에 물린 채 한 달 이상 방치한 이례적인 사례가 실렸다.

환자는 약 2주간 왼쪽 옆구리에 부기와 통증을 느꼈고 병원에서 제거된 진드기는 피를 잔뜩 빨아 몸집이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의료진에 따르면 해당 진드기는 주로 소에 기생하는 ‘꼬리소참진드기’다. 해당 진드기는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종은 아니지만 장기간 인체에 붙어 있을 경우 심한 국소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꼬리소참진드기는 주로 소를 비롯한 가축에 기생하는 비병원성 진드기에 속한다"면서도, "이 사례는 비록 병원성 진드기는 아닐지라도 오랜 기간 인간에게 달라붙어 흡혈할 경우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서식하는 일부 진드기도 위험하다.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 활발히 활동하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치명률이 높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주요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

SFTS는 감염 후 4~15일의 잠복기를 거쳐 38℃ 이상의 고열과 함께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 그리고 극심한 근육통을 동반한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쯔쯔가무시증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물린 부위에 생기는 검은 딱지가 특징이며 고열·오한·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야외 활동 후 2~3주 이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무엇보다 신속하고 올바른 제거가 중요하다. 손으로 억지로 떼어내거나 몸통을 세게 누르면 진드기 내부 감염 물질이 인체로 역류할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이나 바셀린, 불을 이용한 민간요법은 진드기를 자극해 오히려 위험하므로 피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의료기관을 찾아 멸균된 핀셋 등 전문 도구로 진드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부득이하게 직접 제거해야 한다면 끝이 가는 핀셋으로 진드기 머리 부분을 피부 가까이 잡고 수직으로 천천히 당겨야 한다. 제거 후에는 물린 부위와 손을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진드기 매개 질환은 대부분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긴팔·긴바지·모자를 착용하고 옷 소매와 바지 밑단을 단단히 여며 피부 노출 최소화한다. 또한 진드기 기피제를 옷이나 노출 부위에 뿌려 예방한다. 돗자리를 사용하고 잔디 위에 직접 눕거나 옷을 벗어두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귀가 즉시 옷을 털고 세탁하며, 샤워 중 머리, 귀 뒤, 겨드랑이, 무릎 뒤 등 진드기가 숨어들기 쉬운 부위를 꼼꼼히 확인한다.
해당 사례 보고는 지난달 28일 국제 저널 '큐레우스'에 게재됐다.